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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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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시대 한시의 궁중여성에 대한 연구
              고려시대 한시의 궁중여성에 대한 연구
               - 금기와 욕망의 문제를 중심으로 -
                                                          
                                                             전 경 원

1. 서론

'궁중'은 시정(市井)의 공간과는 구분되는 특수한 공간으로 다른 곳에 비해 매우 폐쇄적이며 고립된 공간이었다. 또한 엄격한 법률과 각종 규제와 같은 '금기(禁忌)'가 삶을 지배하는 곳이기도 하였다. 한 나라의 절대적인 권력을 상징하는 임금이 생활하는 곳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생활하는 여성들의 삶 또한 이같은 분위기나 환경과 무관할 수 없었다. 이러한 점은 권력과 가장 밀착되어 생활하고 있는 궁중여성만이 갖는 특징이기도 하다.
궁중여성의 범주에는 대상에 따라 크게 '왕실여성'과 '궁녀'로 구분된다. '왕실여성'이란 임금을 중심으로 혈연관계나 혼인관계에 의해 결합된 여성을 의미한다. 궁녀의 신분에서 임금으로부터 승은을 입어 후궁으로 신분이 상승되거나 하는 경우는 혼인관계에 의한 결합으로 파악한다. 그리고 이같은 '왕실여성'을 제외한 궁중 내의 모든 여성이 '궁녀'에 해당하는 것이다.
왕실여성과 궁녀로 구성된 궁중여성을 문학작품으로 형상화하는 경우, 왕실여성을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들은 대개가 만사(挽詞)나 만장(挽章)류를 통해 형상화하고 있기 때문에 궁중여성만이 지니고 있는 특성을 잘 드러내고 있는 작품들은 '궁녀'를 대상으로 형상화한 작품들이다. 왜냐하면, 만사나 만장 류의 작품은 궁중여성에게서만 나타나는 특성이 아니라 사대부여성이나 기타 다른 대상을 통해서도 작품으로 형상화되고 있기 때문에 궁중여성만의 특성이라고 간주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논문에서는 '궁녀'를 형상화한 작품군을 중심으로 논의하겠다.


2. 궁중여성을 소재로 한 작품의 개요

고려시대 한시 가운데 여성형상을 다루고 있는 작품은 총1,082수인데, 이 가운데 궁중여성을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은 105수로 전체의 약 1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 105수의 작품을 분류해 보면 우리나라의 궁중여성을 대상으로 한 작품이 41수였고, 중국의 궁중여성을 대상으로 한 작품이 64수였다. 다시 우리나라의 궁중여성을 형상화하고 있는 41수에는 왕실여성이 24수, 궁녀가 9수, 기타 8수로 구성되어 있고 중국의 궁중여성을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 64수에는 왕실여성이 28수, 궁녀가 36수로 구성되어 있다.
작품의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궁중여성을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의 경우, 왕실여성을 형상화하고 있는 24수의 작품은 만사류나 궁중 내의 공식행사를 통해 형상화되었으며, 궁녀를 형상화한 9수는 궁중여성으로 겪게되는 애틋한 정서를 형상화 하였거나 비유의 대상으로 형상화되었다.
반면에 중국의 궁중여성을 형상화하고 있는 경우, 왕실여성과 궁녀를 형상화하고 있는 64수 모두가 임금과의 관련양상에 따라 선과 악의 가치판단과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상에서는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궁중여성을 대상으로 형상화한 한시 작품에 대해 개괄적으로 검토하였다. 다음에서는 '궁녀'를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을 중심으로 궁중여성을 형상화한 작품의 특성을 살펴보겠다.

3. 궁중여성을 소재로 삼은 한시의 특성

궁중여성을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 105수 가운데 궁녀를 중심제재로 삼아 금기와 욕망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은 총 6수로 이색의 <궁인(宮人)>, <명비곡(明妃曲)>, <연궁사( 宮詞)>, 안축의 <왕소군(王昭君)>, 이인로의 <제초서족자(題草書簇子)>, 김구용의 <유일랑관봉사원조위궁인소혹희증당율(有一郞官奉使元朝爲宮人所惑戱贈唐律)> 등이 있었다. 이 6수의 한시 작품을 대상으로 금기와 욕망의 문제를 어떠한 방식으로 다루었는지 살펴보았다. 그 결과 금기에 순응하는 여성을 형상화한 작품이 이색의 <궁인>과 <왕명비>, 안축의 <왕소군>의 3수가 해당되었고, 욕망을 지향하는 여성이 표출된 작품으로는 이인로의 <제초서족자>와 이색의 <연궁사>의 2수가 있었다. 그리고 김구용의 <유일랑관봉사원조위궁인소혹희증당율>의 경우는 궁녀를 대상으로 사대부가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 작품이었다.  
앞서도 잠시 언급하였듯이 궁중여성을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은 '궁중'이라는 특수한 공간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궁중'이라는 공간이 지닌 특성은 권력의 핵심부인 동시에 남·녀간 다양한 형태의 애정행위나 욕망표출이 차단된 공간이었다. 이곳에서 궁녀의 삶은 해바라기와도 같이 오로지 임금만을 바라보며 생활하는 동시에 임금을 통해서만 애정과 욕망의 표출이 가능한 존재였다는 측면에서 일방적이며 폐쇄적인 애정과 욕망의 표출만이 허락되었다. 이런 점에서 많은 젊은 궁녀들에게 '궁중'은 일체의 욕망이 거세된 좌절과 상심의 공간으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궁중이 이와 같은 '금기(禁忌)'의 공간이라 하더라도 인간의 의식 저층에 잠재되어 있는 근원적이며 본능적인 욕망이 표출될 때는 금기와 정면으로 대립하게 된다. 이따금씩 강요된 금기를 위반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무의식적으로 작용하여 대립하고 갈등하며 그로 인해 긴장관계를 유발할 수 있는 가능성의 공간이었다.
궁중에서 요구시되었던 금기에 대하여 반응하는 궁중여성의 형상은 대략 두 가지의 모습으로 가정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궁중에서 강요되었던 금기에 대해 순응하는 여성형상이며 다른 하나는 금기를 거부하며 자신의 욕망을 표출하는 여성형상일 것이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둘 때, 당대의 사대부 작가들도 이같은 궁녀의 상황에 주목하여 작품화한 경우가 있어 주목된다. 다음에서는 궁중여성을 다루고 있는 작품을 대상으로 금기와 욕망의 문제를 어떠한 방식으로 다루고 있으며,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여성형상은 어떠한지 살펴볼 것이다. 금기에 순응하는 여성형상이 창조되는 경우에는 여성으로서의 본능과 욕정을 억제하면서도 오직 임금만을 위해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하는 지극히 순종적인 여성을 창조하게 될 것이다. 반면 궁중의 금기에 순응하지 않으면서 궁녀로서 자신의 욕정을 표출하는 경우에는 자신의 욕망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여성형상이 만들어 질 것이다. 이처럼 궁중여성을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의 경우에는 임금만을 지향하는 여성형상과 임금이외의 다른 대상를 지향하는 여성형상으로 나눌 수 있다. 다음에서는 이 작품들에 대하여 구체적인 분석을 통해 각각의 작품들이 지닌 여성형상의 특성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 우선 임금만을 지향하는 작품을 대상으로 여성형상의 특성에 대하여 논의하겠다.

<1>    扈駕遼天夢    임금님의 수레를 따르며 하늘의 꿈은 멀기만 한데
       承恩漢殿心    은혜를 입은 한나라 궁전의 마음이네요
       延春宮漏永    봄이 이르러 궁전에 오래도록 스며드는데
       悲栗塞雲深    변방의 구름 깊으니 슬프고 처량하네요
       積雪埋氈帳    눈은 쌓여 모직 휘장을 묻는데
       寒風透錦衾    차가운 바람이 비단 이불에 스며네요
       此身何足惜    이 몸이 어찌 족히 서러워하겠습니까
       祝聖自長吟   임금님을 기원하며 홀로 길게 읊조립니다.

이 작품은 이색의 <궁인(宮人)>이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여성화자인 '궁녀'를 통해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전체 작품 내용으로 보아 임금의 행차를 수행하면서 일어나는 감흥을 시로 형상화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사대부 관료 신분인 목은이 임금의 행차를 수행하면서 자신의 상황을 마치 한나라때의 궁녀인 왕소군의 심정이 된 양 동일시하면서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작가는 자신과 왕소군을 병치시키면서 자신의 심리상태를 서술하고 있다.
시적 화자는 제1구와 2구에서 스스로의 발화를 통해 "임금님의 수레를 따르며 하늘의 꿈은 멀기만 한데/ 은혜를 입은 한나라 궁전의 마음이네요(扈駕遼天夢/承恩漢殿心)"라고 함으로써 '하늘의 꿈(天夢)'은 요원하지만 그래도 '임금의 은혜를 입은' 심정임을 말하고 있다. 여기서 시적 화자가 발화한 '하늘의 꿈'은 '임금의 승은'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임금으로부터 승은을 받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그것이 요원한 꿈이라는 사실 또한 화자는 인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금님의 곁에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임금님의 은혜라고 표현하면서 충신연군지정(忠臣戀君之情)을 드러내고 있다.
제3구에서 제6구까지는 외로운 궁녀의 신세를 발화하고 있으며, 제7구와 8구를 통해서는 자신의 외로운 신세를 어찌 서러워 하겠느냐며 스스로에게 반문한다. 그러면서 시적 화자는 자신이 처한 현실의 외로움을 극복하고 임금님의 축복을 기원하는 모습을 통해 시상을 마무리하고 있다. 작품 내의 시적 화자는 임금으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서러워하면서도 임금만을 기다리며 그리워 할 수밖에 없는 궁중여성으로서의 현실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이와 같은 현실인식의 연장선상에서 작가는 시적 화자와 왕소군의 처지를 동일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작품의 제7구에서 언급하고 있는 시적 화자의 서러움은 임금에게서 사랑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인식하는데서 연유하는 것이다. 그러나 궁중여성인 궁녀에게는 이같은 서운함이 용납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임금만을 생각하며 어쩔 수 없이 견디어 내야 하는 삶의 방식인 것이다. 이것이 궁중여성에게 요구되었던 일종의 금기였으며, 이를 위해서 개인적 욕망은 당연히 억압될 수밖에 없었다. 이 작품은 임금의 곁에서 생활하고 있는 궁녀의 모습을 형상화하였다. 임금을 가까이에서 섬기지만 임금으로부터 총애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원망하거나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임금만을 위한 충정(忠情)을 강조하여 형상화하고 있다. 이처럼, 임금으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는 궁녀가 자신의 억압된 욕망을 다른 대상을 통해서 보상받으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욕망을 억제하면서 오로지 임금만을 지향하는 충신연군지정을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임금의 곁에서 생활하고 있는 궁녀를 형상화한 것이었다.
이번에는 임금에게 버림받고 임금의 곁을 떠나가는 궁녀를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와 같이 임금에게서 버림받고 쫓겨난 궁녀의 경우에는 어떠한 모습으로 형상화되고 있었는지 살펴보자.  

<2> 君王曉開黃金闕   임금이 새벽에 황금대궐 문을 여니
  氈車  北使髮   털요 깐 수레는 덜컹덜컹 북으로 가는 사신은 떠났네
  明妃含淚出椒房   명비가 눈물을 머금고 초방을 나서니
  有意春風吹 髮   봄 바람도 아는가 귀밑머리 날리네
  漢山秦塞漸茫茫   한산과 진새는 점점 아득하게 멀어지고
  逆耳悲 秋夜長   귀에 거슬리는 슬픈 풀피리 소리 가을 밤은 길구나
  可憐穹廬一眉月   가련쿠나, 오랑캐 장막에서 달을 바라보나니
  曾照臺前宮樣粧   일찍이 누대 앞의 단장한 후궁을 비추었었지
  將身已與胡兒老   장차 몸은 오랑캐와 더불어 늙을 것이나
  惟恐紅顔凋不早   다만 고운 얼굴 빨리 늙지 않을까 두렵네
  琵琶絃中不盡情   비파 줄로도 한스러운 정을 다하지 못하여
  塚上年年見靑草  무덤 위로 해마다 푸른 풀을 보이네

이 작품은 안축의 왕소군 고사에 바탕한 작품으로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작품의 제1구에서 6구에 이르는 전반부에서는 고국인 한나라를 떠나 오랑캐의 땅으로 떠나는 왕소군의 모습을 형상화하였고 제7구에서 결구에 이르는 후반부는 오랑캐의 땅에서 생활하는 왕소군의 심정을 서술하고 있다. 임금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떠나는 왕소군의 심정을 "명비가 눈물을 머금고 초방을 나서니/ 봄 바람도 아는가 귀밑머리 날리네(明妃含淚出椒房/有意春風吹 髮)"라고 형상화해 냄으로써, 임금에게서 사랑을 받지 못한 슬픔과 임금의 곁을 떠나야 하는 데서 오는 서러움을 표출하고 있다. 제9·10구에서는 임금의 곁을 떠나온 상황에서는 그 무엇도 위로가 될 수 없고, 존재의미가 사라져 버렸음을 "장차 몸은 오랑캐와 더불어 늙을 것이나/ 다만 고운 얼굴 빨리 늙지 않을까 두렵네(將身已與胡兒老/惟恐紅顔凋不早)"라고 표현하였다. 이같은 시적 화자의 발화에 주목할 때 임금의 총애를 받지 못하고 버림받은채 변방으로 떠나는 신세에 처해 있지만 작품 속에 형상화된 여성은 오직 한 임금만을 섬기고자 하는 충신연군지정을 표출하고 있다.
그런데, 작품의 후반부인 제7구에서 12구까지는 시적 화자가 왕소군이 아니라 작가 자신과 일치하고 있으면서도 발화의 내용에 주목하면 마치 왕소군이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듯 진술하고 있다. 이처럼 작가는 대리서술방식을 통해 왕소군을 형상화해 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곧 왕소군 고사에 대하여 작가 나름대로의 가치판단 및 평가를 통해 강조하고 싶은 점을 서술하게 될 여지가 다분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러한 가치평가는 당대의 문학적 풍토에 부합하는 수준에서 형상화되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점은 왕소군을 형상화하고 있는 중국의 한시들과 비교 검토해 볼 때 고려시대 한시에서 나타나는 굴절의 양상을 쉽게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동일하게 왕소군 고사를 수용한 한시(漢詩)라 하더라도 고사에 대한 해석은 당대의 문학사상과 그 안에서 개별 작가의 세계관에 바탕하여 고사를 달리 수용하여 형상화하기도 하는데, 동일한 고사(이를 '고정된 텍스트'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를 바탕으로 작품을 형상화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거기에는 필연적으로 작가의 주관적 정서나 사상 및 작가가 소속되어 있는 당대의 지배이념 등에 의해 형성된 담론체계에 부합하는 형상이 창조될 것이다. 이처럼 고정된 텍스트를 두고서도 시대별로 텍스트에 대한 해석이 각기 편차를 보이는 것은 바로 각 시대별로 형상된 사회·문화적인 특수성에 기인하는 것이다. 예컨대, 『詩經』에 대한 해석만을 보더라도 시대별로 일정 정도의 편차를 보이면서 당대의 지배적인 문학관에 부합되게 해석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둘 때, 위의 작품 역시 임금과 이별하는 상황을 그리고 있으나 형상화된 왕소군의 태도는 충신연군지정을 드러내고 있다. 위의 작품은 궁녀인 왕소군이 버림받고 임금으로부터 유리되는 상황을 형상화한 것이었다. 다음에서는 임금과 완전히 이별하여 유리된 채 변방 오랑캐 땅에서 생활하고 있는 궁녀 왕소군을 대상으로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을 살펴보겠다.
      
<3>   上林熏風吹 綠   상림원에 훈풍은 푸른 귀밑머리에 부는데
       邊庭冷月凝心曲   변방 대궐의 차가운 달이 마음을 구비구비 얼게하네요
       琵琶掩面獨傷情   비파에 얼굴을 감추지만 홀로 상처입은 정(情)인지라
       指端有心絃有聲   손가락 끝에 마음을 두니 비파줄에서 소리가 나네요
       妾身命薄一浮脆   첩의 신세 박명하고 온통 헛되며 무르기만 하여
       直欲決死何偸生   곧바로 죽음을 결심하였건만 어찌 삶을 탐하겠나요
       深嗔遙壽非忠臣   깊은 분노에 목숨 버림은 충성스러운 신하가 아닌지라
       淸夢至今飛紫宸   맑은 꿈만 지금에 이르러 자줏빛 대궐로 날아가네요
       帳前平波如雪色   휘장 앞의 고른 물결은 눈 빛과도 같고
        影斷處南雲黑   기러기 그림자도 끊어진 곳 남녘의 구름은 검은 빛이네
       摩 肌膚氷玉淸   비비고 어루만진 피부와 살갗은 얼음구슬처럼 맑았건만  
       盡是當日宮中食   다하여 당일이 되어서야 궁내(宮內)에서 식사하는구나
       他年枯骨亦君恩   언젠가 죽어 뼈가 마른다 해도 또한 임금의 은혜이리니
       敢向九原忘故國 감히 구천을 향할지라도 고국을 잊겠습니까.

이 작품은 '왕소군'을 직접 시적 화자로 등장시켜 시상을 전개하고 있는 작품이다. 작품의 공간적 배경은 고국인 한나라로부터 멀리 떨어진 오랑캐의 땅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시간적 배경은 차가운 달이 비추는 저녁으로 설정되어 있다. 작품 전체에 흐르고 있는 정서는 임금의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임금과 멀리 떨어져 이역만리에 와 있는 시적 화자의 슬픔을 형상화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시적 화자는 끊임없이 임금을 지향하는 자세를 잃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점은 "깊은 분노에 목숨 버림은 충성스러운 신하가 아닌지라/ 맑은 꿈만 지금에 이르러 자줏빛 대궐로 날아가네요(深嗔遙壽非忠臣/淸夢至今飛紫宸)"와 같은 표현에서 확인된다.
작품 내에서 시적 화자인 궁녀 왕소군은 자신과 임금의 관계를 마치를 신하와 임금의 관계에 빗대어 발화하고 있다. 또한 임금에 대하여 변함없이 충성스러운 태도를 제13구와 14구의 "언젠가 죽어 뼈가 마른다 해도 또한 임금의 은혜이리니/감히 구천을 향할지라도 고국을 잊겠습니까(他年枯骨亦君恩/敢向九原忘故國)"와 같이 표현하고 있다. 작품의 시적 화자이면서 형상화 대상인 왕소군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존재를 알아주지 않았던 한나라에서 평생을 살기보다는 오랑캐의 땅에서 귀한 대접을 받으며 사는 것이 개인적 욕망을 따르는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시적 화자는 개인적 욕망을 억제하면서 궁녀와 임금 사이에 형성되었던 묵시적 금기에 순응하는 금기순응형의 여성형상을 창조하였고, 그 결과 오직 한 임금만을 섬기고자 하는 충신연군지정을 표출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개인적 욕망을 억압하면서 금기에 순응하고 있는 여성을 형상화한 작품을 중심으로 논의하였다. 그 결과, 금기에 순응하는 여성형상은 임금의 곁에 있으면서도 승은을 입지 못한 상황에서, 그리고 임금에게 버림받아 떠나가는 상황에서도, 또한 임금에게 버림받아 머나먼 이역만리로 쫓겨난 상황에서조차 오직 임금만을 그리워하는 충신연군지정이 형상화되고 있었다.
다음에서는 이와 달리 궁녀의 '금기'와 '욕망'의 대립구도 속에서 집단적 금기를 거부하고 개인적 욕망을 표출하고 있는 작품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4>    紅葉題詩出鳳城   단풍잎에 시를 지어 궁중 밖으로 보내니
        淚痕和墨尙分明   눈물 자욱 먹과 어우러져 오히려 뚜렷하여라
        御溝流水渾無賴   궁중 도랑의 흐르는 물은 흐려서 믿기가 어려운지라
        漏洩宮娥一片情 궁녀의 한 조각 정(情)을 바깥으로 흘려보내네

  

이 작품은 이인로의 <제초서족자(題草書簇子)>라는 제목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궁녀로 살아가는 궁중여성의 애절한 심정을 형상화하고 있다. 궁중이라는 특수공간 내에서 궁녀와 애정을 나눌 수 있는 남성은 오직 임금 한 사람 뿐이었다. 성적(性的)인 측면에서 볼 때, 궁중 안에서 흔히 태양(日)으로 상징되는 임금 이외의 모든 남성들은 성적으로 여성들에게 범접(犯接)할 수 없었다. 즉 궁(宮) 내에서는 오직 임금만이 남성성(男性性)을 갖고 있었으며, 다른 모든 사대부 관료들은 남성성이 거세된 공간이었다.
궁녀들은 임금으로부터 사랑을 받기 위해 평생 한 번 만날 수 있을런지도 확신할 수 없는 임금만을 생각하며 평생을 보내야 하는 삶을 살아야했다. 이와 같이 대부분의 궁녀가 그러하듯이 어린 나이에 입궁하여 평생 동안을 외부와는 차단된 채 궁 안에서 지내야 했던 궁녀들의 삶은 이따금씩 몇몇 작가들에 의해 형상화 대상이 되곤 하였다.
위의 작품에서는 한 궁녀가 억제할 수 없는 욕망을 궁중이라는 폐쇄된 공간 내에서 용인될 수 있는 제한된 방식으로 표출하고 있는 행위를 형상화하고 있다. 시간적 배경이 가을임은 제1구의 '붉은 단풍잎(紅葉)'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여름 내내 푸른 빛을 발하며 우거졌던 나뭇잎들이 차가운 바람에 붉게 물들어서는 힘없이 떨어져 내리는 모습과 앙상하게 남은 나무가지를 보며 무의미하기만 한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게 된다. 그러자 궁녀는 절절한 외로움과 충족되지 못하고 억압되었던 그간의 욕망이 표출되고 있다. 그러나 궁중이라는 공간에서 궁녀에게 허락되는 욕망표출의 방식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궁중 내에서 부여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익힌 미천한 한문 지식을 가지고 넓직한 단풍잎에 시(詩)를 써 본다. 단풍잎 위에 쓴 시 위로 자신의 심정을 대변하듯 주체할 수 없는 외로움의 눈물을 떨군다. 떨어진 눈물이 먹과 어우러져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단풍잎을 궁 밖으로 띄워 보내는 것이다. 궁녀는 이와 같은 행위를 통해 억압된 욕망을 외부세계로 표출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단풍잎을 궁 밖으로 흘려보내는 행위는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제3구와 4구의 표현을 보면 "궁중 도랑의 흐르는 물은 흐려서 믿기가 어려운지라/ 궁녀의 한 조각 정(情)을 바깥으로 흘려보내네(御溝流水渾無賴/漏洩宮娥一片情)"라고 하였는데, 여기서 제3구의 '어구(御溝)'는 궁중 내의 도랑을 의미하는 것으로 결국 '어구로 흐르는 물은 흐려서 믿기 어렵다'는 표현은 임금에게서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하여 욕망표출의 출구가 사전에 봉쇄되어 버린 궁녀의 억압된 욕망은 궁중이라는 폐쇄된 공간을 초월하여 궁중 밖의 열린 세상으로 분출되고 있는 것이다. 작품 속에 형상화된 궁녀는 임금에게 사랑을 받지 못함으로써 억압되어 온 자신의 욕망을 다른 세계로의 욕망표출을 통해 보상받고자 하는 모습이 형상화되어 있다. 제1구에서의 '홍엽제시(紅葉題詩)'는 단픙잎에 시를 지어 아름다운 인연을 맺었다는 고사를 용사한 것이다. 이 작품에는 오직 임금만을 바라보며 평생을 살아야 했던 궁녀의 당위적 삶과 끓어오르는 젊은 여인의 욕정이 대립하며 작품의 기본적 갈등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를 앞에서 살펴보았던 작품인 이색의 <궁인(宮人)>과 비교해 볼 때, <궁인>에서 형상화된 궁녀는 임금의 승은을 입지 못하고 있지만 끊임없이 임금만을 위하고 기다리며 생활할 것임을 다짐하며 임금만을 지향하는 여성형상이었으나, 이 작품에서 형상화된 궁녀의 모습은 임금으로부터 버림받은 자신의 신세를 다른 대상을 통해 보상받고자 하는 궁녀의 욕망이 형상화된 작품으로 금기와 욕망의 대립에서 금기에 순응하지 않고 자신의 욕망을 추구한 결과로 임금이외의 다른 대상을 통하여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여성의 모습이 형상화되어 있는 작품이다. 다음에서 소개할 작품 또한 개인의 욕망을 표출하고 있는 여성을 형상화하고 있으나 앞의 작품에 비해 소극적인 방식으로 여성의 욕망을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의 실례가 될 것이다.

<5>    玄 鉛 月如波   검은 섬돌 위로 분이 쌓여 달은 물결과 같고
        對影焚香露已多   그림자 대하고는 향을 사르니 이슬은 이미 축축하네
        怪底夜深猶獨坐   기이하여 밤 깊도록 기다려 홀로 앉아서는
        欲看牛女渡銀河 견우와 직녀가 은하수 건너는 것을 보려고 하네

이 작품은 이색의 <연궁사( 宮詞)>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 역시 궁중여성인 궁녀의 외로운 심정을 형상화하고 있다. 임금의 총애를 받지 못하고 있는 자신의 신세를 생각하며 밤 깊도록 잠 못 이루고 있는 궁녀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제1구에서는 밤은 깊었건만 누구도 찾아주지 않는 적막한 거처의 섬돌 위에는 하얀 먼지만이 쌓이어 달빛에 비추이는 모양이 마치 물결과 같음을 묘사하고 있다. 분향을 하고서 앉아 있자니 어느새 밤 깊어 이슬이 내리고 있다. 늦도록 잠 못 이루고 뜬눈으로 지새우고 있는 이날은 견우와 직녀가 일년에 한 번 만나서 회포를 푼다는 칠월칠석이었다. 이 작품에 형상화된 궁녀는 임금에게 총애를 받지 못했던 정신적 상처를 견우와 직녀의 만남을 통하여 위로와 보상을 받고자 하는 의도 하에 그려지고 있다. 이 작품 역시 임금의 사랑만을 기다리고 있는 궁녀의 애환을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으로, 궁녀 자신의 욕망을 소극적인 방식으로 표출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궁녀에게 강요되었던 금기를 거부하고, 개인의 욕망을 표출하는 경우의 작품에서는 충신연군지정(忠臣戀君之情)의 논리보다는 남녀상열지정(男女相悅之情)의 논리가 더욱 강화되고 있었다. 이 밖에도 궁녀의 욕망을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사대부 남성이 궁녀를 대상으로 욕망을 표출한 작품도 있었다.

지금까지 궁중여성을 대상으로 형상화한 작품군의 특징을 살펴보았는데, 여성의 형상에 따라서 크게 두 부류로 구분이 된다. 하나는 궁중 내의 금기에 순응하며 오직 임금만을 지향하는 여성형상이고, 다른 하나는 소극적 내지는 적극적인 방식을 통해 금기를 거부하며 자신의 억압된 개인적 욕망을 임금이외의 다른 대상을 통해 표출하고자 하는 여성형상이었다. 임금만을 지향하는 여성형상을 그리고 있는 작품에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색의 <궁인>, 안축의 <왕소군>, 이색의 <명비곡>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이인로의 <명비장편>이나 이규보의 <왕명비이수> 등은 임금의 명령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희생되어야 했던 궁중여성의 형상으로 이 작품군 역시 임금을 지향하는 작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임금 이외의 다른 대상을 지향하는 여성형상을 그리고 있는 작품으로는 이인로의 <제초서족자>, 이색의 <연궁사>, 김구용의 <유일랑관봉사원조위궁인소혹희증당율> 등의 작품이 있었다.
궁중여성을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들은 여성들이 궁중 내에서 생활하면서 겪게 되는 금기와 욕망의 문제를 형상화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처럼 사회적 요구에 의해 특정한 여성형상이 일방적으로 강요될 때는 사회적 요구와 개인적 욕망 사이의 불일치로 인해 대립하고 갈등이 생기는 것이다.
궁중여성에게서 금기를 지향하는 의식이 개인적 욕망을 억압하는 경우에는 개인적 욕망표출을 억제하면서 금기에 순응하는 소극적인 여성이 형상화되어 있으며, 금기에 대한 의식보다 개인적 욕망이 앞서고 있는 경우에는 금기를 거부하며 욕망을 지향하는 적극적인 여성이 형상화되어 있었다. 개인적 욕망을 억제하면서 금기에 순응하는 궁녀가 형상화된 작품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오로지 한 임금만을 향하는 '충신연군지정(忠臣戀君之情)'이 형상화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반면에 궁녀에게 요구되었던 금기를 거부하면서 개인적 욕망을 추구한 궁녀가 형상화된 작품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임금에게만 국한된 애정관계가 아니라 다른 대상을 통하여 남·녀 간의 애정을 추구하는 '남녀상열지정(男女相悅之情)'이 형상화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어느 시대에나 충신연군지정이나 남녀상열지정은 공존 가능한 정서였는데, 충신연군지정이 유교질서에 입각한 정서적 층위에 해당한다면 남녀상열지정은 인간의 원초적이며 근원적인 정서적 층위에 해당할 것이다. 우리는 흔히 '중세사회'의 특성을 간단히 이야기 할 때 '보편성'과 '공동성'이 지배하던 사회라고 그 특성을 규정한다. 말하자면 공동의 문자와 공동의 종교를 바탕으로 하였으며, 신분제도와 같은 수직적 위계구조를 가지고, 개별적 특수성보다는 보편적 획일성이 강조되었던 시대를 중세 사회라고 규정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그와 같은 시대에는 신하가 임금에게 절대적으로 충성해야 하고, 아내는 남편의 말에 절대적으로 따라야 한다는 당위적 논리만을 강조하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충성스러운 신하가 오직 한 임금만을 그리워하며 연모해야 하는 정서, 내지 어진 아내는 오로지 그 남편만을 따르며 섬겨야 한다는 논리가 마련되었던 것이다.
우리의 문학사에서 '중세'에 해당하는 시기는 삼국시대로부터 조선조 후기 이전 시기까지가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고려시대는 당연 중세에 해당하는 시기이다. 그런데 중세라는 시기는 문학적 성격이 전기와 후기라는 시간적 구분에 의해 다시 명확하게 변별 된다. 문학사에서 중세전기는 고려시대 무신란 이전의 시기까지로 규정하고, 중세후기는 무신란 이후 고려 후기로부터 조선 전기까지가 중세 후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학사의 전개양상을 통시적으로 보더라도 고려 후기와 조선 전기의 문학적 양상은 역사적으로는 왕조가 교체되고 있었지만 문학담당층이나 지배적인 문학관 그리고 작품의 실상은 오히려 고려말과 조선초가 매우 동질적인 성격을 띠고 있었다.
이러한 점을 문학 작품에서 형상화되었던 충신연군지정(忠臣戀君之情)과 남녀상열지정(男女相悅之情)에만 한정하여 논의하자면, 중세전기에는 충신연군지정과 남녀상열지정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문학적 풍토가 이루어졌었다. 그러나 중세후기에 접어들자 상황은 변화를 이루게 되어 중세후기문학의 담당층이자 조선 건국의 주체세력인 신진사대부들의 경우는 재도론(載道論)으로 집약되는 문학관을 기반으로 활동하였다. 또한 이들은 재도론에 입각한 성리학적 사유구조를 바탕으로 남녀상열지정을 불순시하면서 그보다는 충신연군지정의 정서로 편향성을 보이기 시작한다. 이같은 편향성은 전대 왕조의 쇠망원인을 나름대로 진단하면서 새로운 왕조의 방향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문학사를 통시적으로 조망해 보면, 충신연군지정의 정서가 주로 중세 전·후기문학에서 공통적으로 강조되었던 지배적인 정서였다면, 남녀상열지정은 주로 근대문학으로 넘어오면서 강조되며 부각되기 시작한 정서였다. 물론, 중세 전기에 해당하는 고려시대의 문학에서도 남녀상열지정의 정서가 허용되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고려말 이전의 상황일 뿐 조선시대에까지로 이어질 수 없었던 정서였다. 그리고 이 충신연군지정과 남녀상열지정의 문제가 작품 내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며 논란이 되었던 시기가 바로 중세에서 근대로 전개되던 이행기 문학에서 보이던 특징이었다.
중세후기에 해당하는 조선조 초기에 일어났던 고려속요의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와 충신연군지사(忠臣戀君之詞)에 관한 논쟁도 앞서 언급하였듯이 조선(朝鮮)이라는 중세후기사회를 지탱할 수 있었던 정치·사회적 특성과 무관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남·녀의 사랑을 노래했다 할지라도 중세후기사회의 특수적인 지배이념과 질서체계에 부합될만한 측면이 인정되어 충신연군지사의 차원에서 노래할 수 있었던 작품들은 계속해서 그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반면에, 충신연군지사의 차원이라기 보다 남녀상열지사의 차원에서 불려질 수밖에 없었던 작품들은 당대의 검열에 의해 부적합 판정을 받음으로써 그 생명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고려시대 한시작품 가운데 궁중여성이 형상화되어 있는 작품의 특성은 '궁중'이라는 특수한 공간 내에서 집단적 금기와 개인적 욕망이 서로 대립하며 갈등하고 있었고, 금기와 욕망이 대립하며 갈등한 결과에 따라 금기에 순응하는 소극적 여성형상과 금기를 거부하며 개인의 욕망을 추구하는 적극적인 여성형상이 창조되었다. 아울러 자신의 개인적 욕망을 자제하면서 궁녀에게 요구되었던 금기에 순응하는 소극적 여성이 창조된 작품군의 경우는 오로지 임금만을 지향하고 있는 궁녀의 모습을 통해 충신연군지정(忠臣戀君之情)이 형상화되었으며, 궁녀에게 요구되었던 금기를 초월하여 자신의 억압된 욕망을 임금 이외의 다른 대상을 통하여 보상받고자 하였던 적극적 여성이 창조된 작품군의 경우는 충신연군지정(忠臣戀君之情)의 정서 보다는 남·녀 간의 애정을 더욱 중시하는 남녀상열지정(男女相悅之情)의 방향으로 형상화되고 있었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이와 같은 형상화방식은 고려 후기를 거쳐 조선조에 들어서면서 남녀상열지정(男女相悅之情)의 경우는 차츰 도태되기에 이르고 충신연군지정(忠臣戀君之情)의 경우만이 용인되면서 그러한 경향은 일종의 문학적 관습이 되어 이후 조선조 중기까지 이어지게 된다. 그리하여 사대부 남성작가들이 임금에 대한 충신연군지정을 드러내고자 하는 경우에 궁녀(宮女)의 목소리를 빌어 형상화하는 문학적 전통을 마련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문학관도 조선조 후기에 이르면 천기론(天機論)과 같은 문학관에 의해 극복되기에 이른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통하여 얻게 된 결론은, 한시(漢詩)에서 형상화된 '궁녀'라는 소재에 주목한 결과로 얻어진 것이지만 문학사의 전개에서 나타났던 현상들과 그 궤(軌)를 같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결론이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결론이 우리 문학사에서 전개되었던 여타의 장르에까지 확대 적용될 때 비로소  이같은 논의가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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