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재 전경원과 함께 고전시가를 통해 여는 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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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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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을 통해 이룬 사랑, 이제 그만 헤어집시다! <조신몽(調信夢)>
셋째마당 : 안타까운 마음, 이루어질 수 없는 인연

설레는 마음으로 두 남녀가 만난다. 하지만 만남을 이룬 모든 남녀가 서로 인연을 맺고 사랑을 나누는 건 아니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서로 만남을 지속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그것이 인간사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태어나니 세상과도 만나고, 부모와도 만나고, 스승도 만나고, 친구도 만난다. 언젠가 삶이 끝나면 세상과도 헤어지고, 사랑하는 사람들과도 헤어지고, 모든 것과 헤어지는 것이다.

하나. 꿈을 통해 이룬 사랑, 이제 그만 헤어집시다! <조신몽(調信夢)>

우리 소원 들어주세요.

옛날 신라시대 세달사(世達寺)라는 절에서 중 조신(調信)을 명주군에 보내 사찰 소유의 땅을 관리하도록 했다.  명주는 오늘날 강릉 지방이다.  조신은 명주 땅에 와서 사찰 소유의 토지를 관리하다가 어느 날 명주군 태수인 김흔(金昕)의 딸을 보고는 마음을 빼앗겨 깊이 사모하게 된다.
조신은 낙산사(洛山寺) 관음보살(觀音菩薩) 앞에 가서 아무도 모르게 그 여인과 살게 해 달라고 빌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여인에게는 결혼할 상대가 생겼다. 그는 다시 불당(佛堂) 앞에 가서 관음보살이 자신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원망하며 울었다. 흐느끼며 슬피 울다가 지쳐서는 자신도 모르게 스르르 잠이 들었다.

실은 저도 스님과 평생 동안 함께 살고 싶었어요!

조신 앞에 명주 태수 김흔의 딸이 기뻐하는 얼굴로 문으로 들어왔다. 조신을 보고는 활짝 웃으면서 “지난번에 스님을 잠깐 뵙고 알게 되었지요. 그리곤 마음 속으로 스님을 연모하여 하루도 편안하게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한 순간도 스님을 잊을 수 없었지만 부모님께서 다른 남자에게 시집을 가라고 명령하셔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에게 시집을 갔던 것입니다. 그런데 스님을 잊을 수 없어서 이렇게 다시 부부의 인연을 맺기 위해 도망쳐 왔습니다.” 조신은 날아갈 듯 기뻐하며 행복에 겨워 그녀의 손을 꼭 잡고서 고향으로 돌아갔다.

삶은 고통의 연속이구나.

조신은 고향으로 돌아와 그녀와 함께 40여년을 살았다. 그리고 둘 사이에 다섯 명의 자녀를 두었다. 둘은 행복했지만 가족은 매우 가난했다. 집은 오래되고 낡아서 비만 오면 천장 곳곳에서 비가 샜다. 바람을 제대로 막지 못할 정도였다. 사방 벽만 남아 있었다. 먹을 것이 없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걸해 먹을 수밖에 없었다. 십년을 떠돌아다니며 구걸해 먹었다. 설상가상으로 해현 고개를 넘다가 큰아들이 굶어 죽는다. 부부는 슬픔을 참고 통곡을 하면서 큰아들을 길가에 묻었다. 남은 네 명의 자식을 데리고 우곡현에 이르러 띠로 만든 엉성하고 초라한 집에서 살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이제 그만 헤어집시다.

이제 조신과 아내는 늙고 병까지 들었다. 게다가 먹지를 못하고 굶주려 일어나지도 못했다. 그래 하는 수 없이 열 살 된 딸아이가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밥을 구걸해 먹이다가 사나운 개에게 물렸다. 어린 딸이 아프다고 울부짖으며 앞에 와서 누워 있으니 부모도 목이 메어 눈물만 몇 줄이고 흘릴 뿐이었다.
한참을 서럽게 울던 부인이 눈물을 씻고는 차분하게 말하기를, “당신과 내가 어쩌다가 이런 지경에 이르렀습니까? 모두가 굶어 죽는 것보다는 차라리 서로 헤어져 그리워하는 고통이 낫겠지요. 추우면 버리고 더우면 친한 것은 인정(人情)에 차마 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행하고 그치는 것은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헤어지고 만나는 것도 인연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제 말대로 이제 그만 헤어집시다.”하며 서럽게 울었다.
그런데 서운할 것만 같았던 조신은 이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크게 기뻐했다. 그래서 아이 둘씩 나누어 데리고 떠나려고 하는데, 부인이 “저는 고향으로 갈 테니 당신은 남쪽으로 가세요.” 라는 말을 듣고 그렇게 작별하고 길을 떠나려 하다가 꿈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그 뒷이야기

조신이 꿈을 깨고 보니 타다 남은 등잔불만 깜빡거리며 날이 거의 새어 아침이 되었다. 수염과 머리털이 모두 하얗게 변했고, 세상사에 뜻이 없었다. 괴롭게 살아가는 것도 싫어졌고 마치 한평생의 고난을 다 겪고 난 것 같아 재물을 탐하는 마음도 얼음 녹듯이 깨끗이 사라졌다. 도리어 관음보살을 마주하기 부끄러웠고 잘못을 뉘우치는 마음을 참을 길이 없었다. 조신이 꿈속에서 큰 아들을 묻었던 곳을 파보니 그곳에 돌미륵이 묻혀 있었다. 물로 씻어 근처 절에 모시고, 토지 관리하던 일을 내놓고 자신의 모든 재산을 털어 정토사(淨土寺)라는 절을 세우고 착한 일에 힘썼다고 한다.

문학 작품에는 얼마나 많은 꿈들이 있는가?

조신은 꿈을 통해 세속적 욕망에 집착하던 자신의 삶이 얼마나 덧없는 것이었던가를 깨닫는다. 이처럼 우리 문학 작품에는 많은 ‘꿈(夢)'이 등장한다. 우리가 함께 살펴본「조신몽」을 비롯하여 서포 김만중의「구운몽」, 기재 신광한의「하생기우전」, 남영로의「옥루몽」과 이본(異本)인「옥련몽」,「옥린몽」,「옥선몽」, 임제의「원생몽유록」, 심의의「대관재몽유록」,「사수몽유록」,「부벽몽유록」,「강도몽유록」,「피생몽유록」,「달천몽유록」, 김시습의『금오신화』다섯 단편 가운데 특히「취유부벽정기」,「남염부주지」,「용궁부연록」, 「운영전」이라 불리는「수성궁몽유록」등 많은 작품에서 꿈이 등장한다. 이러한 작품들에서 꿈은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몽유록 내지 몽자류에만 꿈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러한 몽유록이나 몽자류 '몽유록계'나 '몽자류'는 모두 '현실-꿈-현실'의 환몽구조라는 점에서 일치함. 몽유록계는 주인공이 현실에서와 같이 꿈속에서 일을 벌여 나가는 유형이며 현실과 꿈은 단절되는 특수성을 지니는 반면에 몽자류는 꿈이 참된 세계가 아닌 헛된 세계라는 관점이 담겨 있는 유형이며, 내용상 현실과 꿈이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다. 소설이 아니더라도 많은 작품에 꿈이 등장하여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작품이 많다. 널리 알려진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결사 부분을 보면, “松根(송근)을 베고 누워 풋잠을 얼핏 드니, 꿈에 한 사람이 나에게 이르는 말이, 그대를 내 모르랴 상계에 진선(眞仙)이라. 황정경(黃庭經) 한 글자를 어찌 잘못 읽어서, 인간 세상에 내려와서 우리를 따르는가.” 하는 표현이 등장한다.
그런가 하면 역시 송강 정철의「속미인곡」에서도, “모첨(茅簷) 찬 자리에 밤중만 도라 오니 반벽청등(半壁靑燈)은 누굴 위해 밝았는가? 오르며 내리며 헤매며 방황했더니 잠깐 사이 기운이 빠져 풋잠을 잠깐 드니, 정성이 지극하여 꿈에서 임을 보니 옥 같은 얼굴이 반이나마 늙었구나!”하는 표현이 등장한다. 이밖에도 많은 작품이 꿈을 통해 중요한 의미를 던지고 있다. 이는 비단 고전문학에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다. 오늘날 현대문학에서도 꿈은 작품의 중요한 기법으로 등장한다.  

그렇다면 꿈(夢)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는 20세기가 낳은 위대한 과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누구도 인간의 정신세계를 들여다 볼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을 때, 그는 지속적인 연구와 임상실험을 통해 인간의 정신세계에 접근했다. 그리고 놀랄 만한 성과들을 발표했다. 그의 이름은 프로이드. 그는 꿈을 이렇게 분석했다. 그것은 일종의 생리현상이며, 무의식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우리의 정신세계는 의식과 무의식의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의식의 영역이란, 말 그대로 우리가 깨어 있는 현재의 상태를 의미한다. 지금 이 책을 보고 있는 여러분은 의식의 영역에서 책을 읽고 생각하고 반응을 한다. 그런데 의식의 영역보다 더 큰 영역이 바로 무의식의 영역이다.

바다 위로 보이는 빙산의 일각, 바다 밑에 감춰진 거대한 빙산 덩어리

무의식의 세계가 얼마나 커다란가 하는 점을 비유해서 설명하면, 빙산에 빗대어 설명할 수 있겠다. 지구의 극점인 남극이나 북극에는 빙산이 있다. 이 빙산들은 언제나 바다 수면 위로는 그 일부만이 올라와 있다. 그런데 바다 수면 위로 솟아 있는 빙산은 전체 크기의 10%에 불과하다고 한다. 의식과 무의식의 영역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 정신세계에서 우리가 의식하고 있는 세계는 전체의 10%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90%는 우리가 평상시에는 의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의 영역이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바로 이 무의식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이 꿈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사실을 프로이드는 밝혀냈다. 그래서 꿈을 제대로 분석하면 꿈을 꾼 사람이 겪고 있는 정신적 갈등이나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정신의학에서의 꿈 치료는 이러한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작품 속 꿈의 의미와 기능은?

문학 작품에 등장하는 꿈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현실에서 성취할 수 없는 한계를 작가는 늘 소망한다. 현실에서 억압된 것들이 꿈을 통해 표출되듯, 작가는 현실에서 억압된 것들을 작품으로 풀어낸다. 그동안 이루지 못한 채, 억눌렸던 소망이 성취된다는 점에서 꿈과 문학은 그 속성이 매우 닮아있음을 우리는 알 수 있다. 따라서 작품 속에 등장하는 꿈은 등장인물의 꿈이자 소망일 수 있다. 동시에 작품을 창작한 작가의 소망이자 독자의 소망일 수도 있다.
예컨대, 우리가 춘향전을 읽는다고 가정해 보자. 작품 속에서 춘향은 이몽룡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려는 욕망이 있었다. 이는 주인공인 춘향 자신의 욕망이자 동시에 춘향전을 창작했던 당시 대다수 민중의 욕망이었다. 아울러 당대 춘향전을 읽던 독자들의 욕망이기도 하다.
혹시라도 춘향이 이몽룡이 아니라 변 사또와 맺어졌으면 좋겠다고 소망하는 독자들이 있다면 물론 이러한 관점에 동의할 수 없을 것이다. 하여튼 앞에서 언급했던 관점에서 보면 꿈은 욕망을 상징한다고 말할 수 있다. 누구의 욕망이냐? 라고 묻는다면 꿈을 꾸는 사람의 욕망이라고 대답할 수 있다. 만일 등장인물의 욕망에 독자도 공감한다면 그 욕망은 등장인물의 욕망인 동시에 독자의 욕망이 되는 셈이다.
반대로 변 사또의 욕망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변 사또만의 욕망일 뿐, 독자의 욕망과 부합되지 않는다. 작품 안에는 이처럼 등장인물을 사이에 놓고 작가와 독자의 욕망이 서로 넘나들며 작품의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욕망이 꿈이라는 형식을 통해 작품으로 표출되고, 그러한 작품을 읽는 독자들은 꿈을 통해 표출된 욕망에 공감하게 된다. 현실에서 억압되었던 소망이나 욕망들이 작품 속 꿈으로 분출되어 결국에는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꾸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는 조용한 혁명을 꿈꾸는 자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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