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재 전경원과 함께 고전시가를 통해 여는 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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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전경원 
Subject >>  
 부부(夫婦)들만의 내밀한 이야기
1.
추사 김정희(金正喜)는 제주도 대정 골에서 귀양살이를 하던 도중 아내를 잃었다. 이를 두고 추사는 아내가 아플 때 약 한 첩 달여 주지 못한 일들을 괴로워하며 평생 동안 응어리진 한(恨)이 되었다. 당시 아픔을 추사는 이렇게 노래했다.

유배지에서 아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애도함(配所輓妻喪)

那將月老訟冥司   어찌하면 저승의 월하노인에게 하소연해,
來世夫妻易地爲   다음 세상에는 우리부부 바꾸어 태어날까.
我死君生千里外   내 죽고 당신이 천리 떨어진 곳에 홀로 남아,
使君知我此心悲   당신에게 이 비통한 마음을 알게 하고 싶다오.

* 사실, ‘輓(만)’이라는 한자를 ‘애도하는 노래’라고 둘러 표현했지만 실상 추사가 느꼈을 고통을 ‘만’이라는 글자로 표현하기란 지나치게 모자라 보인다. 다만, 사랑하는, 그리고 늘 미안했던 아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기에 ‘輓’이라는 한자를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2.
동아시아의 문화적 토양에서는 부부를 ‘비익연리(比翼連里)’라 한다. 이는 중국 전설에 나오는 ‘비익조(比翼鳥)’와 ‘연리지(連理枝)’를 의미한다. ‘비익조’는 암컷과 수컷이 눈과 날개가 하나씩뿐인 새다. 그래서 둘이 함께 언제나 짝을 지어 날아다니는 전설의 새다. ‘연리지’는 한 나무의 가지가 다른 나무의 가지와 맞닿은 채, 나무의 결까지 서로 통하는 것을 말한다. 중국의 유명한 시인 백거이(白居易)가 “하늘에서는 비익의 새가 되고 땅에서는 연리의 가지가 되리라”고 노래했듯 부부는 이처럼 동서고금을 통해 애틋한 것이다.

3.
이는 비단 동양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그리스신화를 보면 늙은 부부가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동시에 죽게 해달라는, 간절한 소망을 드러내는 부분이 나온다. “저희 부부는 오랜 세월 화목하게 살았으니 이제 거두어 가소서. 그런데 저는 아내의 무덤을 보고 싶지 않고, 아내 또한 저를 묻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제우스 신(神)은 착한 노(老) 부부 필레몬과 바우키스의 삶에 감동을 받는다. 그래 제우스신(神)이 “소망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필레몬부부는 이렇게 말했다. 함께 세상을 떠나게 된 이 부부는 서로 어루만지며 “여보 잘 있어요.” 라고 인사한다. 제우스신은 이 부부를 참나무와 보리수로 만들어 서로 마주 보며 신전을 지키게 한다는 이야기다.


4.
아버님 산소에서 벌초를 다 마쳤다. 예초기와 호미, 가져온 식기류도 모두 챙기고 이제 돌아가자고 일어섰다. 그런데 어머님이 호미를 들고 다시 아버님 산소 옆으로 가더니 돌담아래 잔풀을 하나하나 뜯어내고 또 다듬는데, 일어설 줄 모른다. 할 수 없이 산소 주위에 앉아 동생들과 한참 한라산을 바라보고 있는데 어머님이 다가와 하는 말이 “네 아비가 살아 그토록 속을 썩히더니 이젠 나를 혼자 두어 울린다.”고 한다. 고개를 돌려 먼 바다를 보니 섭섬, 문섬, 범섬이 눈에 아롱아롱하다.
< 2006년 9월 26일자 제주일보 기사 내용이 가슴 한 구석을 때린다.>


5.
羅幃香盡鏡生塵   비단휘장 향내 없고 경대에 먼지만 쌓였는데,
門掩桃花寂寞春   문 닫힌 정원에 복사꽃만 적막한 봄이로구나.
依舊小樓明月在   옛날처럼 작은 누대에 밝은 달이 떠있건마는,
不知誰是捲簾人   누가 주렴을 걷어줄 사람인지 알 수 없구나.

봄이 왔다. 정원엔 복사꽃이 만발하다. 그런데 어쩐지 만물이 생동하는 봄기운이 느껴지지 않는다. 도리어 적막하다. 얇은 비단으로 만든 휘장과 경대를 비추어 볼 주인이 존재하지 않는 탓이다. 늘 곁에서 말없이 힘이 되어주던 아내는 떠나고 없다. 버거운 세상 고생만 하다 이내 말도 없이 곁을 떠났다. 허전한 맘 달랠 길 없건만 속절없이 달은 둥실 떠있다. 가슴이 시린 까닭은 아내와 누대에서 달구경 하던 생각이 자꾸만 자꾸만... 떠오르는 탓일 게다. 조선조 삼당시인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손곡 이달의 작품이다.





20
 동아시아의 이상향(理想鄕) 이야기(경상대 장원철 교수)

전경원
2017/07/10 102
19
 놀부전

전경원
2017/01/11 195
18
 "16세 때부터 설악산에 짐을 지고 날라… 난 다른 산을 올라가 본 적 없어"

전경원
2017/01/04 272
17
 법정, 섬진 윗마을의 매화

전경원
2014/12/30 668
16
 법정, 오두막편지

전경원
2014/12/30 727
15
 가난한 날의 행복

전경원
2014/12/30 858
14
 농민예찬(農民禮讚)

전경원
2014/12/19 597
13
 환산별곡(還山別曲)

전경원
2011/07/28 2887
12
 유배지에서 딸에게 보낸 편지

전경원
2011/06/14 1965
11
 시리도록 안타까운 젊음, 아! 어쩌란 말인가? <규원가(閨怨歌)>

전경원
2007/11/22 6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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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내자고? 나랑 똑같은 여자나 다시 만나라! <서경별곡>

전경원
2007/11/22 5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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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을 통해 이룬 사랑, 이제 그만 헤어집시다! <조신몽(調信夢)>

전경원
2007/11/22 5993
8
 저는 언제 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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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9 474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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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6 4288
6
 10년 전 축의금 만삼천원을 내기 위해 땅끝마을에서 상경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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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9 3852

 부부(夫婦)들만의 내밀한 이야기

전경원
2006/12/16 4256
4
 <서동요>를 중심으로 본 선화와 서동, 그리고 관계 기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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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9 5572
3
 한 시대를 고민하다. 허균의 <유재론(遺才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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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19 4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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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균은 천지 사이의 한 괴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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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리공주(바리데기) 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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