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재 전경원과 함께 고전시가를 통해 여는 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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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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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친 벌판에 푸른 솔잎처럼 「야인정신(野人精神)」혹은「들 사람 얼」
둘째마당 : 움츠리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가기

움츠리지 않고 당당하게 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가난하면 비굴해지기 쉽고, 부유하면 교만해지기 쉬운 게 사람 마음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호연지기(浩然之氣)가 필요한 것이다. 일찍이 자공은 스승인 공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선생님, 저는 가난할 때는 아첨하거나 아부하지 않고 살아왔고, 지금 부자가 되었지만 남들에게 교만하지 않습니다. 이 정도면 어떻습니까?” 이 말을 들은 공자가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것도 괜찮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공자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가난 속에서 기뻐할 줄 알며 즐거움을 찾을 수 있고, 부유하면서도 사람에 대한 예(禮)를 좋아하는 사람만은 못하다.” 참으로 성인(聖人)다운 말이 아닐 수 없다. 움츠러들지 않고 당당하게 살다간 이 땅의 영혼들을 만나본다.

하나. 거친 벌판에 푸른 솔잎처럼 「야인정신(野人精神)」혹은「들 사람 얼」

함석헌 선생님은 우리 시대 사상가이자 인권 운동가이며 문필가였다. 하지만 이 모든 것보다 먼저 실천하는 지성인이었다. 우리 시대에 몇 안 되는 행동하는 양심이었다. 선생님께서는 권력과 부를 탐하지 않는 진정한 자유인이란 어떤 존재인가? 라는 물음에 대하여 네 가지 일화를 통해 대답했다.

요임금과 소부 · 허유

중국 하남성(河南省) 동봉현 동남쪽에 있는 기산(箕山)은 요임금 당시에 고사(高士) 소부(巢父)와 허유(許由)가 은둔했던 산이다. 허유(許由)는 본래 패택(沛澤)이라는 곳에서 살고 있던 어진 은자(隱者)였다. 그는 바르지 않은 자리에는 앉지도 않았고, 당치도 않은 음식은 입에 대지도 않았으며, 오로지 의(義)를 지키고 살았다. 이러한 소문을 들은 요(堯)임금은 천하를 그에게 물려주고자 찾아갔다. 이 제의를 받은 허유는 거절하며 말하였다.
"이렇게 훌륭하게 천하를 잘 다스리신 요임금을 대신하여 어찌하여 저 같은 자가 그 자리에 오를 수 있겠습니까? 더욱이 저같이 볼품없는 인간이 어찌 광대한 천하를 맡아 다스릴 수가 있겠습니까?"
그리고는 아무런 말도 없이 기산(箕山) 밑을 흐르는 영수(穎水)로 숨어 들어갔다. 요임금이 다시 뒤를 따라가서 그렇다면 구주(九州)라도 맡아 달라고 청하자 허유(許由)는 노여운 마음마저 들어 이를 거절했다.
마음속으로 '구질구질한 말을 들은 내 귀가 더러워졌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며 아무 말도 없이 자기의 귀를 흐르는 영수 물에 씻었다. 이때 소부(巢父)라는 사람이 조그만 소 한 마리를 앞세우고 어슬렁어슬렁 걸어오며 그 광경을 보고 허유(許由)에게 물었다.
"왜 갑작스레 강물에 귀를 씻으시오?"
"요임금이 찾아와 나더러 천하(天下)가 아니면 구주(九州)라도 맡아 달라고 하기에 행여나 내 귀가 더러워지지 않았을까 하고 씻는 중이오."
이 말을 듣자 소부(巢父)는 "하, 하, 하!" 하며 목소리를 높여 크게 웃는 것이었다.
"여보시오, 소부(巢父), 왜 그리 웃으시오?" 하고 허유가 묻자 소부는 답하였다.
"평소 허유(許由)는 어진 사람이지만 숨어산다는 소문을 퍼뜨렸으니 그런 산뜻하지 못한 말을 듣고 낭패를 당하게 된 것이네. 숨어사는 은자(隱者)라는 것은 애당초부터 은자라고 하는 이름조차 밖에 알려지게 하여서는 아니 되는 법이네. 안 그런가? 헌데 그대는 지금껏  은자라는 이름을 은근히 퍼뜨려 명성을 얻은 것이네."
소부는 망아지를 몰고 다시 영수(穎水)를 거슬러 오라 가더니 망아지에게 물을 먹이며 말하였다.
"그대의 귀를 씻은 구정물을 내 소에게 먹일 수 없어 이렇게 위로 올라와 먹이는 것이오."
뒤에 허유가 죽자 요임금은 그를 기산 위에 묻고 그의 무덤을 기산공신(箕山公神)이라고 했다. 아울러 소부(巢父) · 허유(許由)의 절개와 지조, 굽히지 않는 기상을 일컬어 '기산지절(箕山之節)' 또는 '기산지조(箕山之操)'라고 한다.

초왕(楚王)과 장자(莊子)

초왕(楚王)이 나라의 일을 장자(莊子)에게 맡길 생각으로 그를 맞이하기 위해 사신(使臣)을 보냈다. 사신은 초왕의 말을 곡진하게 전하며 장자를 설득하려고 했다. 한참을 듣던 장자가 이렇게 말했다.
초나라에는 큰 거북이 있다. 그 거북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점(占)을 치는데 쓰이는 아주 소중한 것이다. 그 거북이 죽은 지도 이미 삼천 년이 지났지만 왕은 아직도 이것을 소중하게 여기며 상자 속에 넣어 두고 있다.
그런데 만일 그 거북이가 죽기 전이라 가정하고서, “너는 죽은 후에 이렇게 정중하게 대접받는 것이 좋으냐? 아니면 살아서 진흙탕에서 꼬리를 질질 끌고 있는 것이 좋겠는가?” 하고 묻는다면 그 거북이가 뭐라고 답하겠는가? 그러자 사신은 주저하지 않고, “아, 그야 당연히 살아서 진흙탕일지라도 꼬리를 질질 끌고 다니는 자유로운 삶이 좋겠지요!”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장자는 내 대답은 이미 나왔네. 돌아가서 당신이 섬기는 왕에게 그렇게 전하시게!
“나도 초왕(楚王)의 우대를 받으며 벼슬살이를 하는 것보다는 역시 자유롭게 진흙탕 속에서 꼬리를 질질 끄는 쪽을 택하겠네.”

알렉산더 대왕과 디오게네스

디오게네스는 외물(外物)의 속박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을 최상의 행복으로 여겼다. 그래서 집도 필요 없다고 여겨 더위와 추위만 간신히 피할 수 있는 정도의 조그마한 통 하나에 의지해 살았다. 이 통을 이리 저리 필요한 곳으로 굴리고 다니며 금욕적인 생활을 했다. 마케도니아의 왕인 알렉산더가 그리스 전역의 장군이 되어 페르시아를 공격하려 출병하려 했다. 많은 사람들이 앞을 다투며 그를 찾아와 축하의 말을 했다. 그런데 유독 디오게네스는 그를 찾아오지도 않고, 어떤 인사말조차 하지 않았다. 디오게네스는 알렉산더 장군 취임이고 뭐고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알렉산더는 위대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를 스승으로 모시고 철학을 공부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자신도 철학에 대해 큰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디오게네스가 인사하러 오지 않은 것을 노엽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그를 찾아가 보았다. 알렉산더가 몇 명의 부하를 대동하고 디오게네스가 살고 있는 테베시 교외 크라네이움을 찾아갔을 때 디오게네스는 마침 통 안에 누워 햇볕을 쬐며 일광욕을 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에워싸자 디오게네스가 알렉산더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러자 알렉산더가 자신을 소개하고는 소원을 청하면 들어주겠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디오게네스의 대답이 걸작이다. "좀 비켜! 햇볕 가리잖아!" 라고 답했다고 한다. 다른 아무 것도 원하는 것이 없고 오직 지금은 햇볕을 쪼이는 것만이 소원이라는 의미이다.  
거의 예외 없이 자신의 말이라면 머리를 조아리며 감읍하는 것이 세상 사람들이었으므로 알렉산더에게는 참으로 뜻밖의 대답이었다. 자기를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디오게네스의 큰 도량에 탄복을 하고 그대로 돌아왔다고 한다.

광무제와 엄자릉

후한(後漢) 광무제(光武帝)는 가난한 선비로 혼란했던 한나라를 다시 일으켰다. 전쟁이 다 끝나고 천하가 완전히 제 손아귀에 들어온 줄 알게 된 다음, 마음에 좀 불안을 느꼈다. ‘이제 천하에 나를 칭찬하지 않을 놈이 없고, 내게 복종하지 않을 놈이 없건만, 한 사내만이 마음에 걸린다.’ 그가 바로 엄자릉이었다.
엄자릉은 광무제와 함께 동문수학했던 절친한 벗이었다. 성현의 도를 닦던 시절 서로 마음을 알아주는 벗(知己之友)으로 허락을 했었고, 높은 이상과 두터운 덕이 있어 그가 자신보다 한 걸음 앞서 있는 줄 아는 광무제였다. 선비의 뜻을 버리고, 권세를 탐하여 천자(天子)가 되긴 했지만, 자릉이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을 것을 알았다. 그런 생각만 하면 괴롭기 그지없었다. 그래서 사람을 보내 부춘산(富春山) 냇가에서 낚시질하며, 유유자적하는 엄자릉을 데려오라 했다. 자릉이 성큼 따라왔다.
조정에 가득한 대신들이 뜰아래 두 줄로 벌려 서서 감히 우러러 보지도 못하는데, 자릉이 그 사이를 성큼성큼 걸어서 광무제 앉은 곳으로 쑥 올라갔다. 신하들이 막을 겨를도 없었다.
“아! 문숙(文叔)이 이게 얼마만인가?”
신하들은 어쩔 줄 몰랐다. 광무제도 도량이 넓다고는 하나 짐승처럼 부려먹는 신하들 앞에서 자기 위에 또 하나의 권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이 그리 기분 좋은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자릉을 신하 대접을 했다가는 당장에 무슨 벼락이 떨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광무제는 스스로 무언지 모를 기(氣)에 눌림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 신하들 보고 “너희들은 물러가라. 내 친구를 오래간만에 만나 그동안의 회포를 좀 풀리라”했다. 그리고 밤새 이야기를 나누다가 늦은 밤에 잠이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천문을 보는 신하가 허둥지둥 달려와,
“큰일 났습니다. 객성(客星)이 태백(太白)을 범했으니,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했다. 태백이란 지금 말로 금성(金星)인데, 옛 사람 생각에 그것은 임금을 표시한다고 했다. 객성이란 다른 별이란 말이다. 임금은 절대로 신성하여 범할 수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후에 알고 보니, 엄자릉이 잠을 자면서 광무제의 배 위에다 자신의 다리를 턱하니 올려놓고 잤더란다.

우리에게 꿈은 존재하는가?

함석헌 선생님께서는 말미에 이런 말씀을 남기셨다. “이것은 다 호랑이 담배 먹던 시대가 그리워서 하는 이야기들이다. 호랑이 담배 먹는 이야기를 왜 이 우주시대(宇宙時代)라는 지금도 하는가? 라고 묻는다면, 왜 루니크 제2호가 달에 갔다는 소리를 듣는 것보다 더 상쾌함을 느낄까? <중략>
신화(神話)는 있던 일이 아니요, 있어야 할 일이다. 신화를 잃어버린 20세기 문명은 참혹한 병이다. 신화는 이상(理想)이다. 이상이므로 처음부터 있었을 것이다. 알파 안에 오메가가 있고, 오메가 안에 알파가 있다. 이 문명이라는 것은 알파도 오메가 잃고 중간(中間)이다. 중간은 죽는 거요, 거짓이 되어 가는 것이다. 이 사실(事實)에 붙은 문명은 죽는 문명이요, 거짓이 되어 가는 문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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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원
2008/01/03 5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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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경업전 (林慶業傳)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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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로원야화기(要路院夜話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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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전 이해와 감상

전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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