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재 전경원과 함께 고전시가를 통해 여는 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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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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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자,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히니! 「동백꽃」
감자,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히니! 「동백꽃」

「동백꽃」을 읽다보면 어린 시절 짝사랑이 생각난다. 흔히 그렇지 않은가? 철없이 어린 시절에는 마음에 드는 상대가 있을 경우, 상대에게 친절하고 다정다감하게 대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거칠게 굴고 괴롭히는 모습들. 그런 방식으로 속내를 드러내는 것이 호감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착각하곤 했던 시절. 그런 모습은 여학생보다 남학생들이 더욱 심한 것 같다. 요즘은 아이들이 어린 나이부터 일찍 매스컴에 노출되다 보니, 감정표현이나 의사표현이 대단히 세련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과거 거칠지만 풋풋했던 어린 시절 짝사랑의 추억을 더듬어본다.

감자가 사건의 발단이 되다

「동백꽃」의 작중인물 ‘나’는 순진하기 이를 데 없는 말 그대로 순진무구의 극치라고 해도 좋을 만하다. 도통 눈치라곤 약에 쓰려고 찾아봐도 도무지 찾을 수 없다. 그런 내가 나른한 오후 혼자 앉아서 울타리를 손질하고 있었다. 그날도 점순이 내게로 다가와서는 느닷없이 감자를 건네면서 “느 집엔 이거 없지?”라는 말로 내 자존심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내가 거절하자 점순이 앙심을 품고 나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사실 점순이 “느 집엔 이거 없지?”라는 말 속에는 계층적 차이를 은근히 드러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점순이 부모는 마름에 속하는 중간 계층이었고, 나의 부모는 마름 밑에서 땅을 빌려 농사를 짓고 있는 소작인 신분이었다. 그러니 점순이 내게 하는 말투는 그런 우쭐댐이 은근히 베어 있는 거만한 말투로 들렸던 것이다. 아이들이 흔히 어릴 적 서로 싸울 때, “너는 집에 이거 없지?” 하면서 싸우는 것과 다르지 않겠다.
하여튼 속이 상한 나는 점순에게 무관심으로 일관한다. 점순은 나의 이런 태도에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래서 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닭싸움’이라는 반어적 표현방식으로 표출되기에 이른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점순이

감자를 통해 나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점순. 그것이 좌절되자 점순이 선택한 새로운 전략은 ‘닭싸움’이었다. 틈만 나면, 나 몰래 우리 집 닭을 데려다가 자기 집 힘 센 닭과 싸움을 시키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집 닭은 언제나 얼굴이 쪼여 피범벅이 되곤 했다. 점순이의 이런 행동은 나에 대한 반감에서 우러나온 행동이다. 내가 자신의 의도를 받아들이지 않자 그에 대한 일종의 보복인 셈이다. 말하자면 자신이 좋아하는 나를 괴롭힘으로써 자신의 관심과 애정을 표현하고자 했던 반어적 애정표현이었다. 하지만 순진하고 눈치 없는 나는 도대체 왜 점순이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다소 우둔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반면 점순은 나에 비해 훨씬 영악한 성격이며 직설적이다. 자신의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출하기도 하고, 자신의 감정이 거절되자 닭싸움을 통해 집요하게 나를 자극한다.

닭싸움, 그 겉과 속의 이중주

작품에서 닭싸움은 점순과 나 사이에 갈등의 매개인 동시에 극적 해결의 실마리가 된다. 나와 점순의 갈등은 닭싸움을 통해 고조된다. 우리 집 수탉은 언제나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번번이 점순네 수탉에게 당하기만 한다. 그럴수록 나는 화가 날 뿐이다. 점순 네 수탉이 번번이 닭싸움에서 이긴다는 설정 이면에는 점순 네와 우리 집 사이에 존재하는 경제적 차이, 상대적 빈곤 또한 작용하고 있다.
속이 상할 대로 상한 나는 점순 네 수탉을 이기려고, 일부러 고추장을 먹여보기도 한다. 하지만 모두 허사였다. 닭싸움을 시켜 놓고서 피를 흘리고 있는 우리 수탉 앞에서 눈 하나 깜짝 않는 점순을 보게 된다. 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나는 점순 네 큰 수탉을 몽둥이로 한 번에 때려죽인다.
그러고 나서야 자신이 무슨 사고를 쳤는지 어렴풋이 이해가 되었다. 일을 저질렀으니 이제 그나마 소작하던 땅도 잃고 집도 쫓겨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벌컥 겁이 났다. 그래 얼김에 ‘엉~~~’하고 울어버린다. 그러자 점순이 “그럼, 너 이담부터 안 그럴 테냐”하고 묻자, 구세주를 만난 듯이 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그래!”라고 대답한다. 그것으로 점순과 나 사이의 미움과 갈등이 해소되기에 이른다. 그런 의미에서 닭싸움은 점순과 나 사이에 갈등의 매개인 동시에 화해의 매개가 된다.

동백꽃의 상징적 의미

“그리고 뭣에 떠다 밀렸는지 나는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작품 결말부에 점순과 내가 화해를 이루는 부분이다.
노란 동백꽃은 갈등을 해결하고 새롭게 생겨난 사랑의 감정을 토속적 정서에 기대어 드러낸 향토적 소재이다. 사실 알싸하면서도 향긋한 그 냄새는 동백꽃 냄새이기도 하지만 실상은 사춘기 나이에 있는 내가 느끼는 점순이에 대한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이러한 설정은 향토적이며 서정적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한편 소작농과 마름 계층이라는 계층적 갈등을 초월하여 젊고 순수한 두 남녀의 풋풋한 사랑을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구실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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