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재 전경원과 함께 고전시가를 통해 여는 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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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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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정법을 위반한 춘향,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춘향전」
둘. 실정법을 위반한 춘향,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춘향전」

사랑. 참 가슴 떨리고 우리를 흥분시키는 말이다. 동시에 참 어려운 말이다. 사랑을 지켜나가기는 헤어지기보다 몇 배는 더 어렵다. 어느 가수는, “소리 내지마, 우리 사랑이 날아 가버려, 움직이지 마, 우리 사랑이 약해지잖아~”라고 노래했다. 이 가사와 같이 사랑을 만들기는 쉬워도 그것을 지키는 것이 몇 배나 더 어려운 이유가 무얼까? 왜 우리는 사랑을 끝까지 지켜내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은가? 사랑을 끝까지 잘 지켜낸 춘향(春香)을 통해서, 사랑의 결실을 맺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변 사또의 수청 요구가 부당하고 잘못된 것인가?

우리는 지금까지 지나치게 감정적으로「춘향전(春香傳)」을 읽어왔는지 모른다. 이 말은 당대의 시대적 배경에 대한 지식 없이 무조건 오늘날의 보편적 정서만을 앞세운 채 춘향전에 다가서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아니, 그냥 읽으면 되는 것을 뭐 복잡하게 당시의 시대 배경까지 다 알아야 하는가?’ 라는 반문을 제기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당대에 대한 배경 지식을 제대로 이해하고 작품에 접근해야만 등장인물들의 욕망과 작품 속 갈등 구조의 정당함을 곡진하게 이해할 수 있다. 동시에 극적 긴장감에 더욱 심취할 수 있다. 단적인 예로 우리 뇌리 속에 본관사또는 극악무도한 인물로만 낙인 찍혀있다. 그런데 정말 본관사또가 자기 마음대로, 당시의 법치주의에 근거하지 않고 춘향을 처형하려 했던 인물이었을까? 그렇다면 자! 지금부터 우리는 당시의 실정법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녀(妓女)에 대한 법 규정

작품 속 춘향의 어미인 월매(月梅)는 이미 은퇴한 기생(退妓)으로 등장한다. 당시 실정법에 따르면 기녀는 일정 연령에 도달하여 현역에서 물러날 때 그냥 물러날 수가 없었다. 자신의 피붙이 가운데 한 사람을 대신하여 기녀로 관청에 등록해야만 퇴기로 물러날 수 있었다. 그러니 월매가 퇴기가 되면 당연히 춘향이 기녀로 자연 승계 되는 셈이었다. 그것은 춘향이 스스로 기녀임을 거부한다하더라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옛날 기생의 정년은 50세였다. 그러나 사치 노예로서의 수명은 나이 어린 기생에서부터 고작해야 20대, 그 이후는 ‘꽃’으로서의 역할은 쇠퇴했다. 조선조 관기의 경우 30세가 넘으면 수청 기생들은 뒷전으로 물러나 노동을 해야 한다. 50세에 퇴직을 해야 된다면 조카나 딸이나 그 피붙이 하나를 기생으로 들여놓아야 물러날 수 있다. 이러한 법을 ‘대비정속(代婢定屬)’이라고 한다. 기녀나 노비나 그 신분이 멍에와 같이 평생 기안(妓案), 비안(婢案)과 같은 일종의 호적에 찍혀 있으므로 거기서 빠져나오려면 속신(贖身)을 해야 되는 것이다. 예컨대 어느 고관이나 부자가 소실로 빼올 경우, 돈을 내고 사오는 것이나 마찬가지의 경로를 밟아야 한다. 퇴기는 술장사를 하거나, 인물이 고우면 남의 소실로 들어가는 길밖에 없다. - 김용숙,『한국여속사』, 민음사, 249-250쪽. 그렇기 때문에 광한루에 방자와 함께 바람을 쐬러 나온 이 도령도 춘향을 기녀로 대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런 춘향에게 새로 부임한 본관사또가 자신의 수청을 들라고 명한 것이 어찌 불법이겠는가? 기녀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당시의 법전에 명시된 바에 따랐던 것이다.
작품 말미에 이몽룡이 암행어사의 신분으로 본관사또의 잘못을 추궁한 것은 탐관오리로 백성들이 굶주려 죽어 가는데도 백성을 수탈한 죄를 물은 것이지, 춘향에게 수청을 강요했다고 하여 죄를 묻지는 않았다. 수청을 강요한 것으로는 죄가 될 수 없었다.

춘향의 항명과 실정법 위반

춘향은 본관사또의 명(命)에 정면으로 맞선다. 춘향이 수청을 거부한 이유는 ‘열녀불경이부(烈女不事二夫)’ 즉 열녀는 두 명의 지아비를 섬기지 않는다는 생각이었다. 그러자 본관사또는 코웃음을 치며 그 말은 일반 여염집 여성들에게 해당되는 말이지, 너와 같은 기녀에게 무슨 가당치도 않은 말이더냐! 하며 크게 호통을 친다.
춘향은 오히려 본관사또를 희롱하고 능멸하면서까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그러니 본관사또에게 춘향이라는 존재는 실정법을 어긴 범법자요, 일종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현행범에 불과하지 않는 존재인 셈이다.
그렇다면 춘향은 무엇 때문에 자신의 목숨까지 걸고 이 도령과의 사랑을 지켜내려고 애를 썼는가? 이 점이 매우 궁금해진다.

춘향, 그녀는 신분상승에 대한 욕망을 지닌 여인이었나?

춘향에 대한 평가는 참으로 다양했다. 종래에 설득력 있는 주장 가운데 하나가 신분상승에 대한 욕망을 지닌 여인이었음을 언급하는 관점이다. 춘향이 이 도령과의 사랑을 끝까지 목숨 걸고 지켜내려 했음은 훗날 과거에 장원급제를 하여 이 도령의 첩이 되어서라도 신분을 상승시키고 싶었던 욕망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는 관점이다.
그런데 춘향이 죽음을 앞두고 감옥에서 이 도령과 재회를 이루는 대목에 이르면 그러한 관점이 지닌 한계와 모순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춘향은 거지 몰골로 나타난 이 도령을 보며 안타까운 눈물을 흘리고 자신의 죽음을 기정사실로 인정하며 받아들인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죽은 뒤에 천덕꾸러기가 될 이 도령을 걱정하기에 이른다. 도리어 향단에게 서방님 뒷바라지를 부탁하는가 하면, 어미 퇴기 월매에겐 자신이 훗날 서방님이 오시면 해드리려고 장만한 비단이 어디에 있으니 그것으로 깨끗한 옷 한 벌 해주십사 간청한다. 자신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서방님을 잘 챙겨드리라며 통한의 눈물을 흘린다. 만일 춘향이 신분상승에 대한 강렬한 욕망에 사로잡혔던 여인이라면 자신의 죽음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겠는가?

춘향이 꿈꾸었던 세상은?

춘향은 분명 자신도 스스로 자신의 외침이 허락되지 않는 시대와 맞서다가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옥중에서 춘향이 언급했던 사실을 보면 그런 점을 쉽게 간파할 수 있다. 춘향은 기녀 신세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그 무모한 싸움을 시작했다.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를 뛰어넘으려 온몸으로 맞섰다. 기녀의 몸이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본관사또의 수청 명령을 아무런 주저함도 없이 단칼에 거절할 수 있었다. 어찌 보면 춘향은 시대를 만나지 못한 불우(不遇)한 여인이었다. 너무 앞서 태어난 게 잘못이라면 잘못일 수 있는 그런 여인이었다. 만일 춘향이 신분 상승을 소망했다면 차라리 본관사또의 수청을 드는 것이 더욱 빨랐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차피 기녀는 정실부인이 될 수 없고 첩(妾)이 될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춘향의 절규와 외침, 시대를 아파했던 용감한 여인

춘향이 이 도령과 사랑을 나누었던 나이는, 오늘날로 보면 이제 고등학교 1학년 정도에 해당되는 여학생이다. 아직 어리고 철없을 나이라고 할 수도 있는 여인이 자신의 신분적 한계를 딛고 외쳤던 사랑의 지고지순함이 우리의 옷깃을 여미게 한다. 춘향전이 갖는 감동의 원천에는 인간이 지향할 수 있는 최고의 아름다운 모습이 내재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춘향이 절규와 외침을 통해 꿈꾸었던 세상, 시대를 아파했던 춘향의 외침은 오늘날 우리 가슴 속에 여전히 현재 진행형으로 남아있다. 우리도 그런 사랑을 꿈꾸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춘향이 죽음을 앞두고 남긴 유서 - 춘향유문(春香遺文)

안녕히 계세요,
도련님.

지난 오월 단옷날, 처음 만나던 날
우리 둘이서 그늘 밑에 서 있던
그 무성하고 푸르던 나무같이
늘 안녕히 안녕히 계세요.

저승이 어딘지는 똑똑히 모르지만,
춘향의 사랑보단 오히려 더 먼
딴 나라는 아마 아닐 것입니다.

천 길 땅 밑을 검은 물로 흐르거나
도솔천(兜率天)의 하늘을 구름으로 날더라도
그건 결국 도련님 곁 아니어요?

더구나 그 구름이 소나기 되어 퍼부을 때
춘향은 틀림없이 거기 있을 거여요.
                                                - 서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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