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재 전경원과 함께 고전시가를 통해 여는 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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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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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혼 첫날밤, 사랑의 속삭임!
牡丹含露眞珠顆   진주 이슬 머금은 모란꽃을
美人折得窓前過   신부가 꺾어 들고 창 앞을 지나다가
含笑問檀郞         빙긋이 웃으며 신랑에게 묻기를
花强妾貌强        "꽃이 예쁜가요, 제가 예쁜가요?"
檀郞故相戱         신랑은 짐짓 장난을 치느라
强道花枝好        "꽃이 당신보다 더 예쁘구려"
美人妬花勝         신부는 꽃이 더 예쁘다는 말에 토라져
踏破花枝道         꽃가지를 밟아 뭉개고는 말하길
花若勝於妾        "꽃이 저보다 예쁘거든
今宵花同宿         오늘밤은 꽃하고 주무세요"

고려시대 이규보의 <절화행(折花行)>이라는 작품이다. 젊은 신혼부부인 듯한 두 남녀의 모습이 참으로 밉지 않은 풍경을 자아낸다. 분위기로 보아 신혼 첫날밤이 아니었을까? 신부는 신랑 앞에서 온갖 애교를 부렸을 것이다. 신부가 창 앞을 스쳐 지나다 보니 모란꽃이 이슬을 함초롱이 머금은 채 피어있었다. 그 모습이 참 예뻤나 보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자신보다 예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 신랑에게 확인 받고 싶은 마음에 잔뜩 기대하고 물었다.
그랬더니 돌아온 대답은 “꽃이 더 아름답다.”는 말이 아닌가! 물론 신랑의 장난기가 발동된 것임을 알면서도 어찌나 서운하던지 신부는 그만 화를 불쑥 내버렸다. 그렇게 꽃이 예쁘고 사랑스러우면 오늘밤은 꽃과 함께 주무세요! 하는 퉁명스런 목소리가 짙게 묻어나는 작품이다. 하지만 신랑도 신부도 밉지 않다. 그저 흐뭇한 미소를 부를 따름이다. 오히려 정겹기조차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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