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재 전경원과 함께 고전시가를 통해 여는 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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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원 
Subject >>  
 떡 한 모금, 역재
1호선 지하철 서울역
간이매점 가판대 진열된
천 원짜리 떡봉투를 집어든
중년의 남자.

얼굴에 핀 주름은
얼핏보니
89년 봄 어느 단과대에 걸렸던
주름 깊은 노동자의 걸개 그림 같다는
생각이 스치는 순간.

열릴 것 같지 않던
무거운 입속으로 검정 봉투 속
백설기가 한 움큼 제 살점을 떼어준다.

허름한 점퍼에 눈감은 중년은
그것이 도리어 제 살점인지 알까?

집구석 어딘가에 두고 나온 짐인지도 모를
살점을 한 움큼 베어
어깃장 놓듯 마른 목구멍으로 제 살점을
밀어넣는다.

물도 마시지 못한 채.

목 멜 겨를도 없이
무신경 바라본 시선에는
등돌아 담배 연기만 뿜어대던
아버지가 움크리고 앉았고
내일의 햇살이 살짝 또아리를
틀고 있었음을 그는 알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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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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