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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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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초당, 도종환
새벽 초당

초당에 눈이 내립니다. 달 없는 산길을 걸어 새벽의 초당에 이르렀습니다. 저의 오래된 실의와 편력과 좌절도 저를 따라 밤길을 걸어오느라 지치고 허기진 얼굴로 섬돌 옆에 앉았습니다.

선생님, 꿈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무릉(武陵)의 나라는 없고 지상의 날들만이 있을 뿐입니다. 제 깊은 병도 거기서 비롯되었다는 걸 압니다. 대왕(大王)의 붕어도 선생에겐 그런 충격이었을 겁니다. 이제 겨우 작은 성 하나 쌓았는데, 새로운 공법도 허공에 매달아둔 채 강진으로 오는 동안 가슴 아픈 건 유배가 아니라 좌초하는 꿈이었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노론은 현실입니다. 어찌 노론을 한 시대에 이기겠습니까? 어떻게 그들의 곳간을 열어 굶주린 세월을 먹이겠습니까? 하물며 어찌 평등이며 어찌 약분이겠습니까? 그래도 선생은 다시 붓을 들어 편지를 쓰셨지요.

산을 넘어온 바닷바람에,
나뭇잎이 몸 씻는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하고
새벽에 일어나 찬물에 이마를 씻으셨지요.  

현세는 언제나 노론의 목소리로 회귀하곤 했으나
노론과 맞선 날들만이 역사입니다.
목민을 위해 고뇌하고 싸운 시간만이 운동하는 역사입니다.  
누구도 살아서 완성을 이루는 이는 없습니다.  

자기 생애를 밀고 쉼 없이 그곳을 향해 가는 일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진미진선의 길입니다.  

선생도 그걸 아셔서 다시 정좌하고 홀로 먹을 갈았을 겁니다.
텅텅 비어 버린 꿈의 적소에서 다시 시작하는 겁니다.

눈밭이 진눈깨비로 바뀌며,
초당의 추녀는 뚝뚝 눈물을 흘립니다.  
저도 진눈깨비에 아랫도리가 젖어 있습니다.  
이 새벽의 하찮은 박명으로 돌아오기 위해
저의 밤은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댓잎들이 머리채를 흔듭니다.
바람에 눈 녹은 물방울 하나 날아와 눈가에 미끄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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