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재 전경원과 함께 고전시가를 통해 여는 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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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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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지가(龜旨歌)-겸양의 미덕? 무욕(無慾)의 경지?
『삼국유사』권2, 「가락국기(駕洛國記)」에 배경 설화가 전한다.
옛날 하늘과 땅이 처음으로 생긴 뒤 아직 나라 이름도 없고, 임금과 신하라는 칭호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당시는 아홉 명의 추장이 그 땅을 지배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을 부르던 칭호에는 모두 방패를 의미하는 '간(干)'이라는 한자(漢字)가 호칭 끝에 붙어있었다. 그들의 이름을 보면, "아도간(我刀干;내 칼과 방패)", "여도간(汝刀干;네 칼과 방패)", "저도간(彼刀干;저의 칼과 방패)", "오도간(五刀干;다섯 칼과 방패)", "유수간(留水干; 물을 머무르게 하는 방패)", "유천간(留天干; 하늘을 머무르게 하는 방패)", "신천간(神天干; 신령한 하늘 방패)", "오천간(다섯 하늘 방패)", "신귀간(神鬼干; 귀와 신 방패)"의 아홉 추장이었다.
이들 직책에 '간(干)'자가 붙은 것은 시대적 상황이 아마도 부족간 정복 전쟁이 횡행하던 시기를 반영한 현상으로 당대의 역사적 상황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지 않나 판단된다. 칼을 의미하는 '도(刀)'나 방패를 의미하는 '간(干)' 등이 호칭에 붙은 것은 정복 전쟁 시대였음을 반영하고, '유수(留水)'와 '유천(留天)', '신천(神天)', '오천(五天)', '신귀(神鬼)' 등의 호칭이 포함된 것은 과학적 인지가 아직 발달되지 못한 상태에서 자연에 대한 두려움을 여전히 극복하지 못했던 시대적 상황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아홉명의 추장들은 모두 100여호에 이르는 집에서 7만 5천명의 백성들을 거느렸다고 기술되어 있다. 평균 1호에 750명이 살았다는 셈이니 오늘날의 호(戶) 개념과는 다르겠다. 산술적으로 보면, 10여호는 7,500여명 정도의 규모가 될 것이고, 이 정도의 규모가 한 사람의 추장이 다스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하튼 그들의 생활방식은 "밭을 갈아 곡식을 먹었다"는 기록에서 농경시대로 들어섰음을 알 수 있고, "우물을 파서 물을 마신다"는 기록을 보아 이미 정착생활을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사건은 후한 세조 광무제 때로 AD 42년 3월이었다. 액을 없애기 위해 물가에서 목욕하며 노는 계욕일에 마을 북쪽 '구지(龜旨)'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고 했다. 산봉우리 이름을 '구지(龜旨)'라 한 까닭에 대해 삼국유사 원문에서는 "是峯巒之稱, 若十朋伏之狀 故云也"라 기록하고 있다. 즉 "(龜旨는) 이것이 산봉우리의 명칭인데, 마치 (거북이) 열 마리가 무리를 이루며 엎드린 형상이었다. 그러므로 '구지(龜旨)'라 이른 것이다."는 말이다. 따라서 '구지(龜旨)'는 산봉우리 이름인 것이고, 그 산봉우리 모양새가 마치 거북이 열 마리가 엎드린 형상과 같아서 '구지(龜旨)'라는 명칭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곳에 마을 사람들이 모였는데, 어디선가 소리만 들려왔다. "여기 사람이 있느냐?" 천지를 진동하는 듯한 소리가 뭇사람들에게 들려왔다.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며 대답했다. "예, 여기 저희들이 있사옵니다." 다시 묻기를, "이곳이 어디냐?", "구지(龜旨)입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황천에서 내게 명하시길 이곳에 와서 나라를 새롭게 하여 임금이 되라 하였으니 너희들은  구지봉의 흙을 파면서,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내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하고 노래를 하고 춤을 추면 대왕을 맞이하는 일이 될 것이니, 기뻐하며 춤추게 될 것이다." 하였다. 구간들은 그 말에 따라 다같이 빌면서 가무를 했다. 그리고 10여 일 후, 하늘에서 내려온 황금 알 여섯 개가 사람으로 변했다. 그 중 한 사람이 처음으로 나타났다고 하여 이름을 '수로(首露)'라하고, 나라를 '대가락(大駕洛)' 또는 '가야국(伽倻國)'이라 하여 육가야의 하나가 되었다. 나머지 다섯 사람은 다섯 가야의 주인이 되었다고 한다.

龜何龜何     거북아, 거북아
首其現也     머리를 내어라
若不現也     내어놓지 않으면
煩灼而喫也   구워서 먹으리

배경설화를 볼 때, 다양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먼저, 아홉 명의 추장들은 왜 왕을 추대할 수밖에 없었던가? 정복전쟁에서는 힘이 절대적으로 우세한 부족이 열세한 부족을 통합하고자 했다. 전쟁 과정을 통해 힘의 우열은 분명 정해졌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월등한 우세를 보인 부족의 추장이 '왕'이 되는 것은 당연한 질서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왕이 되지 못하고, 자신들이 섬겨야 할 왕을 맞이하게 된 사실을 기뻐했다는 서사맥락은 어쩐지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조금 관점을 바꿔서 이 기록이 '신화'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제기된다.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어떠한 사실을 신화적으로 재구성한 것이 신화라는 관점, 그래서 결국 신화 속의 화소(話素)들은 각기 하나의 상징적 코드를 간직하고 있기에 그 코드를 풀어내면 역사적 실체가 고스란히 우리 앞에 드러난다는 점에 동의한다면,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수로'와 다섯 나라의 '임금'은 분명 아홉 명의 추장이 거느리던 부족 사회보다는 월등하게 우세했던 이주민(移住民) 세력이었을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아홉 추장들이 거느리던 이 사회야말로 무욕(無慾)과 해탈(解脫)의 정신적 경지에 도달한 이상사회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생각하기 어려운 모습들이다. 그리고 만일 그 사회의 모습이 무욕과 해탈의 경지에 도달한 사회인지라 대립과 갈등 없이 공존이 가능한 사회였다면, 그 정도의 이상적인 사회로서 굳이 새로운 왕의 출현에 그렇게 기뻐할 수 없었을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 아닐까? 이 부분에서 우리는 또 하나의 풀리지 않는 의문을 갖게 된다. 이 부분이 <구지가(龜旨歌)>를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중요한 관건이 되지 않나 생각한다.

또한 노래 형식에 주목할 때는 <해가(海歌)>와  유사한 구조임을 알 수 있다. <해가>는 『삼국유사』'수로부인(水路夫人)'조에 기록이 전한다. 아름다운 용모의 수로부인이 바닷가에서 납치되었을 때, 경내의 백성들과 함께 수로부인을 구출하기 위해 불렀다는 노래이다.

거북아 거북아 수로부인을 내놓아라   龜乎龜乎出水路
남의 부인 앗아간 죄가 얼마나 크냐    掠人婦女罪何極
네가 만일 거역하고 내놓지 않는다면  汝若방逆不出獻('방'은 心+旁)  
그물로 잡아서는 구워서 먹으리라      入網捕掠燔之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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