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재 전경원과 함께 고전시가를 통해 여는 세상 :::::::
본 홈페이지는 문화관광부산하 한국문예진흥원으로부터 우수문학사이트로 선발되어 국고보조금을 지급받고 있습니다.
 








































   

 

 
 


Name >>  
  전경원 
Subject >>  
 읽기자료 1.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가?
1-1-1.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않겠는가!)

論語의 첫 문장은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로 시작합니다. 學은 배운다는 뜻이고 習은 익힌다는 뜻입니다. 또 說(열)은 기쁘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이 구절은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하고 감탄하고 있는 내용으로 대단히 평이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성인 공자의 말씀이라고 해서 거창한 이야기가 나오려니 기대한다면 첫구절부터 실망할 일입니다.

그러나 이 구절의 내용은 학과 습, 그리고 열에 대한 전통적인 맥락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참뜻을 알 수 있습니다. 학과 습은 각각 배우고 익힌다는 뜻이지만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익힌다는 뜻인지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왜 기쁜지도 모를 수밖에 없겠죠.

요즘 사람들은 배운다거나 익힌다고 하면 지식이나 기술을 그 대상으로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곧 정보나 데이터를 전달 받고 경쟁에 유용한 기술을 익힌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런 해석은 우리 문화가 지금까지 담아온 배움과 익힘에 대한 전통적인 맥락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오류에 지나지 않습니다. 짐작컨대 전통적인 삶과 언어에 익숙했던 옛사람들은 보다 쉽게 이 구절의 뜻을 알아차렸을 것입니다.

논어에서 孔子가 강조한 배움은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근대적인 의미의 지식, 베이컨이 '아는 것이 힘(Knowledge is power)'이라고 말했던 권력으로서의 앎을 추구하는 일이 아닙니다. 곧 논어에서 배움의 대상으로 삼는 앎은 타인과 경쟁하여 상대를 이기기 위해 추구하는 '지배하는 이성'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또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개념이나 희롱하면서 세상을 잊는 공허한 지적 유희를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논어의 앎은 자신의 삶 속에서 진리를 찾기 위해 추구하는 '실천하는 이성'이요 '반성하는 이성'이기 때문입니다.

공자사상의 탁월한 해석가 朱熹는 학을 效, 곧 본받는다는 뜻으로 풀이했습니다. 본받는다는 것은 어떤 사람의 행동을 본받는다는 뜻이므로 여기서 배움의 대상이 되는 앎은 지식이나 정보라기 보다는 바람직한 행동양식, 곧 사람이 사람으로서 마땅히 실천해야 할 도리 곧 사람다움입니다.

새가 날개짓하는 까닭은?

그런데 이런 사람다움은 머리로 이해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 때문에 습이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주희는 習을 새가 자주 날개짓하는 것에 비유했습니다. 새가 날개짓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날지 못하면 새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새가 새로서의 정체성, 새다움을 얻는 유일한 방법은 나는 것입니다. 글자의 형태를 보더라도 習은 羽와 白의 합자이고 白은 日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입니다. 곧 새가 날마다(日) 날개짓(羽)하는 모양을 형용한 것이 習字의 구성원리입니다. 따라서 배움을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추구하는 것을 마치 새가 날개짓하듯 끊임없이 익힌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을 사람에게 적용시키면 배움이란 사람이 사람으로서의 자기 정체성, 곧 사람다움을 추구하는 일이며 습은 그것을 끊임없이 익히는 부단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습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익히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習과 같이 쓰이는 글자를 들라치면 溫자를 들 수 있습니다. 溫故而知新이라고 할 때의 溫은 習과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말로 '익힌다'고 할 때도 차가운 것을 따뜻하게 만드는 과정을 나타냅니다. 물론 그것은 '몸으로' 익히는 것입니다. 또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익히는 것입니다. 낯이 설다고 할 때 설었다는 표현은 덜 익었다는 뜻입니다. 선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본래의 가치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무당은 본래 사람 살리는 것이 일이지만 선 무당은 사람을 잡습니다. 또 설익은 곡식은 도리어 피만 못합니다.

저절로 일어나는 기쁨

사람다움을 익히면서 느끼는 說, 곧 기쁨은 콜라텍에서 땀흘리며 춤추거나 호프집에서 술마시면서 놀 때 느끼는 말초적이고 감각적인 재미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배움을 끊임없이 추구해서 마음으로 터득하기 때문에 느끼는 기쁨, 곧 삶 속에서 자신의 도리를 실천하면서 느끼는 흐뭇함입니다. 이를테면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몸이 불편한 이에게 자리를 양보하면서 느끼는 흐뭇함이 이에 가깝습니다. 물론 그렇게 했다고 해서 생기는 또 다른 대가는 없습니다. 다만 몸은 피곤하더라도 자신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다는 자족감으로 인해 생기는 기쁨을 얻을 수 있을 뿐입니다.
이것은 어떤 것도 대신할 수 없는 가치있는 대가입니다. 논어의 배움은 이런 기쁨을 보장하는 배움입니다. 이런 기쁨은 절대 머리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삶 속에서 자신이 스스로 실천하면서 저절로 마음 속에 쌓이는 것입니다.
時의 뜻도 제대로 풀어야 합니다. 때로, 가끔가다 시간이나 여유가 생기면 배우고 익힌다는 뜻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시는 無時로 풀어야 합니다. 곧 어느때고 익히지 않음이 없음(無時不習)을 의미합니다. 옛사람들은 자주 물의 德을 칭찬했습니다. 특히 공자는 물이 밤낮없이 흘러가는 것을 두고 '가는 것이 이와 같구나!'하고 감탄까지 했고 老子도 '최고의 善은 물과 같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밤낮을 쉬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가는 물의 도에서 天地自然의 건실하고 사심없는 운행을 본 것입니다. 周易의 건건(健健)도 그런 뜻입니다. 健而無息(건실하여 쉼이 없음)이나 純亦不已(한결 같아서 그치지 않음)는 모두 천지가 성실하게 운행하면서 쉬지 않는 것을 말한 것입니다. 당연히 사람도 그렇게 自强不息(스스로 힘써 쉬지 않음)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배움을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익히는 切磋琢磨의 과정입니다. 요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배운 것이 견고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네루는 그의 명저 {세계사편력}에서 "역사를 배울 것이 아니라 역사에서 배우라."고 했습니다. 나는 논어를 읽는 사람들에게 감히 이렇게 말하고자 합니다. '논어를' 배울 것이 아니라 '논어에서' 배우라고. 중요한 것은 논어의 내용을 암송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바로 여기'에 있는 나 자신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26
 읽기자료 8. 네 마음대로 해! [1]

전경원
2003/09/23 10245
25
 읽기자료 7. 가장 어려운 상대 [1]

전경원
2003/09/23 7406
24
 읽기자료 6. 사이비들의 행진 [2]

전경원
2003/09/23 7257
23
 읽기자료 5. 한비자의 거짓 딜레마 [1]

전경원
2003/09/23 7919
22
 읽기자료 4. 세상이 망할 때까지 [1]

전경원
2003/09/23 7212
21
 읽기자료 3. 남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면?

전경원
2003/09/23 4803
20
 읽기자료 2. 벗은 누구인가?

전경원
2003/09/23 5786

 읽기자료 1.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가? [3]

전경원
2003/09/23 5112
18
 16주차 종강과 함께 방학

전경원
2003/02/06 4546
17
 15주차 한 학기를 정리하는 시간

전경원
2003/02/06 4848
16
 14주차 수업내용입니다. [55]

전경원
2003/02/06 4702
15
 13주차 수업내용입니다.

전경원
2003/02/06 4254
14
 12주차 수업내용입니다. [4]

전경원
2003/02/06 3900
13
 11주차 수업내용입니다. [38]

전경원
2003/02/06 4329
12
 10주차 수업내용입니다. [53]

전경원
2003/02/06 4237
11
 9주차 수업내용입니다. [15]

전경원
2003/02/06 4772
10
 8주차 - 그동안 학습한 내용을 정리하는 시간 [44]

전경원
2003/02/06 4549
9
 7주차 수업자료(=5주차 수업자료와 동일한 내용)입니다. [41]

전경원
2003/02/06 4506
8
 6주차 수업자료(=5주차 수업자료와 동일한 내용)입니다. [10]

전경원
2003/02/06 4668
7
 5주차 수업자료입니다. [11]

전경원
2003/01/30 5317
1 [2]
Copyright 1999-2017 Zeroboard / skin by ::zzong-a::
Copyrightⓒ2002-2009 gosiga.co.kr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