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재 전경원과 함께 고전시가를 통해 여는 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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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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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기자료 8. 네 마음대로 해!
3-1-1. 人而不仁 如禮何 人而不仁 如樂何
(사람이고서 仁하지 못하면 '예(禮)'는 어디에 쓸 것이며 '악(樂)'은 어디에 쓰겠는가!)

仁을 추구하는 것은 참된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일이다.

공자는 일찍이 옛사람들은 자기를 위해서 배웠는데 요즘 사람들은 남을 위해서 배운다고 한탄한 적이 있다.(古之學者 爲己 今之學者 爲人) 그래서 유학에서는 자기 자신을 위한 학문은 爲己之學이라 일컫고 남을 위한 학문을 爲人之學이라고 했다. 얼핏보면 자기를 위한 학문보다 남을 위한 학문이 더 나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위기지학은 참된 자기를 계발하기 위한 학문이란 뜻이고 위인지학은 참된 자기를 버려두고 세상사람들이 쓸모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배우는 학문, 곧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하는 학문이다. 말할 것도 없이 유학의 배움은 참된 자기를 위한 학문이다. 그렇다면 참된 자기란 무엇인가? 공자의 표현을 따르면 그것은 사람다움 곧 인을 추구하는 마음이다.

어느날 공자는 수업시간에 제자들과 담소를 나누다가 각자의 뜻을 말해보도록 권했다. 이 때 나서기 좋아하는 자로를 비롯해서 염구와 공서화가 모두들 제후국을 다스리겠다는 포부를 말했다. 그런데 증점(역시 공자의 제자였던 증삼의 아버지)은 좀 달랐던 모양이다. 공자가 증점에게 너는 어떤 포부를 갖고 있느냐고 물어보는 대목에 다음과 같은 표현이 있다.

"비파 소리가 점점 작아지더니 쨍(띵·띵··띵···띵····띵····띵!)하고 연주를 마무리 짓고서는 비파를 놔두고 일어나서 대답하기를...늦은 봄날 친구들과 함께 기수에 놀러가 목욕하고 무우에서 바람 쏘인 후 노래를 부르며 돌아오고 싶습니다."

이 부분을 두고 생각해보면 공자가 다른 제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동안 증점이 계속해서 비파를 연주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요즘으로 치면 수업시간에 BGM(배경음악, 환경음악)을 연주하고 있었던 셈이다.(여기서 우리는 당시 음악의 코다부분이 크레센도(crescendo)가 아닌 디크레센도로 마무리 되었다는 사실까지도 보너스로 얻을 수 있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것은 증점의 대답이다. 기수에서 목욕하고 무우에서 바람 쏘이고 싶다니...요즘 같으면 공부하는 녀석이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고 꾸지람깨나 들었을 텐데 공자는 감탄까지 하면서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吾與點也)

이를 보면 공자학당의 분위기가 어떠했는지를 대략 짐작해 볼 수 있을게다. 공자의 수업은 지루한 강의의 연속이 아니라 제자들과 토론하고 음악과 시가 어우러진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던 것이다. 즉 형식과 기술적인 면을 중시했던 것이 아니라 교육적인 효과를 내는 정서적인 측면을 강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정서 함양의 목적지는 어디인가. 그곳은 '인(仁)'이라는 종착역이다. 예를 유난히 강조했던 공자였기에 우리는 공자라는 인물이 매우 딱딱하고 완고했던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공자는 실제로 예가 완고한 경향으로 빠지는 것을 매우 싫어했던 사람이다. "예(禮)가 중요하다고 다들 말하지만 그것이 옥이나 비단 같은 폐백을 진열해 두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음악이 중요하다고 다들 말하지만 그것이 종이나 북을 친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우리는 공자가 중시했던 예는 형식에 집착하는 태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뿐만 아니다. "사람이고서 인(仁)하지 못하다면 예(禮)는 무엇하며, 사람이고서 인(仁)하지 못하다면 악(樂)은 무엇하겠는가?"라고도 했다. 인간이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어야할 어진 성품이 사라진 사람이라면 예악(禮樂)도 무용지물이라는 말이다.
이처럼 공자는 인간의 어떤 행위가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할 때 인간의 기본적인 정서를 기준으로 삼았다. 따라서 공자가 교육의 출발점을 인간의 그러한 기본적인 정서, 곧 '인(仁)'에 두었으리나는 것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인(仁)이란 곧 어진 마음, 남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인(仁)이란 것이 그와 같은 기본적인 정서인 바에는 그것을 구구단 가르치듯이 해서 습득시킬 수 있는 것은 물론 아니었다.

네가 편하다면 마음대로 해라!(女安則爲之)

공자는 곳곳에서, 그러한 기본적인 정서가 사람마다 누구에게나 있다고 강조하였다. 따라서 그것은 외부로부터 강요되는 것이 아닌 인간의 고귀한 자기본래성이다. 만약 여기서 의견의 일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공자와의 대화는 포기하는 것이 좋다. 공자의 패러다임은 다름 아닌 인(仁)이기 때문이다. 공자의 구체적인 교과목에서 찾아보자면 인(仁)을 함양하는 공부란 다름아닌 덕행공부였다.

질문하기를 좋아했던 공문의 제자들이 빈번히 물었던 질문 중의 하나가 '仁'이 무엇인지에 관한 것이었다. 이를테면 제자들 중에서 학업능력이 비교적 뒤떨어진 것으로 평가받았던 樊遲 같은 제자도 인에 대해서만은 세 번이나 여쭌 적이 있다. 그 때 공자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愛人)이 인이라고 대답했다. 곧 인은 어디까지나 사람에 대한 사랑이라는 것이다.

또 중궁이 물었을 때에는 자기가 바라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않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심지어 말이 많았던 제자 사마우가 인에 대해 여쭙자 공자는 어진 사람은 말을 적게 한다고 가르친 적도 있다. 또 가장 뛰어난 제자 안연이 공자에게 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여쭌 적이 있다. 그 때 공자의 대답이 克己復禮爲仁, 곧 사욕을 이기고 예를 돌아가는 것이 인이라고 말씀하셨다. 여기서 사욕은 자신만을 위한 배타적인 욕망을 지칭하며 예는 그 반대인 공적인 가치를 의미한다. 이렇게 보면 인은 이기심을 버리고 이타심을 발휘하는 것으로 집약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만 보아서는 공자가 말한 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도리어 거꾸로 무엇이 인이 아닌지 곧 어떤 행위가 불인에 해당하는지를 알아보는 우회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논어에는 공자가 제자를 불인(不仁)하다고 질책한 경우가 단 한 번 나온다. 제자들의 능력을 대단히 높이 평가했을 뿐만 아니라 설사 바보 같은 질문을 해도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대답해 주곤했던 공자가 제자를 불인하다고 질책한 것은 공문에서는 커다란 사건이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어느날 말재주가 뛰어나다고 평가받던 '재아'라는 제자가 공자에게 삼년상은 기간이 너무 긴 것 같으니 일년만 치르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공자는 다음과 같이 물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흰 쌀밥을 먹으며 따뜻한 비단 옷 입고 호의호식하는 것이 네 마음에 편안하냐?"고.

그런데 평소부터 태도가 삐딱했던 '재여'가(재여는 낮잠을 자다가 공자에게 심한 꾸지람을 들은 일도 있었다) 눈치도 없이 편안하다고 대답하자 공자는 네가 편안하면 그렇게 하라고 대답했다. 이는 결코 재여가 옳다고 인정해 준 것이 아니다. 당시의 정황을 미루어서 이를 오늘날 표현대로 옳기면 "니 마음대로 해라"는 뜻일 것이고 공자의 속 마음까지도 옮긴다면 "너 이녀석 꼴 보기 싫으니까 당장 나가버려!"라는 말이 뒤에 따라 붙었을 것이다. 아니 실제로 그렇게 말했는데 기록자가 빼버렸는지도 모른다. 재여가 나간 다음 공자는 그가 불인하다고 탄식했다.

'네 마음대로 해라'는 말은 어찌 생각해보면 가르치기를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공자가 이렇게까지 심하게 얘기한 것은 왜일까? 그것은 앞서도 얘기했듯이 '인'이라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정서이기 떄문이다. 그것은 인간의 '기본'이다. 불인을 행하고서 그것이 편안하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도대체가 안 되는 일이다. 그 기본조차 부정하는 어리석음을 앞에 두고 공자는 더이상 가르치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을 법도 하다.

이 일을 기준으로 인이 무엇인지 정리한다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슬픔을 느끼면 인이고 그렇지 않으면 불인이다. 또 그런 상황에서 편안히 지내면서 불안을 느끼지 않으면 불인이다. 좁은 의미의 인(仁)은 사람이 지니고 있는 모종의 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아픔을 느끼는 통각에 가깝다. 이를테면 옆에 있던 사람이 손가락을 다쳤을 때 내가 그 아픔을 느끼는 것이 인이요 느끼지 못하는 것이 불인이다. 하등의 생물일수록 이런 감각이 뒤떨어져 있다. 이를테면 물고기는 대뇌의 피질이 극히 적기 때문에 이런 통각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 그 때문에 머리를 제외한 온 몸의 살이 발라내어져도 스스로 알지 못한다. 또 식물의 경우는 그나마도 느끼지 못한다. 그런데 사람은 이런 감각이 가장 발달된 존재이다. 그 때문에 생리적으로도 고통에 가장 민감하다. 송대의 유학자 '정이'는 의서의 내용을 빌어 사지가 마비되어 감각을 느낄 수 없는 상태를 사체가 불인하다고 표현했다. 곧 사지가 중풍에 걸려 마비되면 손각락을 찔러도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불인이라는 뜻이다. 이 때의 인은 통한다는 뜻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다른 사람의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런 사람이 바로 불인한 사람이다. 이런 정서는 사람이면 저마다 가지고 있는 본질이다. 그 때문에 맹자는 인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이 때의 인은 본질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복숭아씨를 桃仁이라 하고 살구씨를 杏仁이라고 일컫는다.

천지가 만물을 생성시키는 마음이 仁이다.

넓은 의미의 인은 천지가 만물을 생성시키는 마음이다. 주역의 64괘 중에서 가장 길한 괘는 泰괘이다. 태괘는 위에 땅(坤)이 자리하고 아래에 하늘(乾)이 위치하고 있다. 땅은 음기이면서 무겁고 하늘은 양기이면서 가볍다. 그 때문에 위에 있는 땅은 아래로 내려오고 아래에 있는 하늘은 올라가서 서로 교통한다.(天地交泰) 그 결과는 물론 만물의 생성·화육이다. 그러나 하늘이 위에 있고 땅이 아래에 있으면 비(否)괘가 되어 하늘과 땅이 서로 멀어진다. 비는 비색(否塞) 곧 꽉 막힌다는 뜻이며 이렇게 되면 아무것도 생장할 수 없다. 이처럼 하늘과 땅이 서로 교류하면 仁이고 그 반대면 不仁이다. 결국 인은 크게는 하늘과 땅의 교통을 의미하며 작게는 사람과 사람의 소통을 의미한다. 맹자는 인은 인간의 본질이라고 했으며 그 둘을 합쳐서 도라고 일컫는다고 했다. 결국 사람이 사람다움을 실천하는 것이 도라는 뜻이다.

공자는 앉은 자리가 따뜻해질 겨를이 없을 정도로 천하를 돌아 다니며 자신을 등용해줄 군주를 찾았지만 끝내 실패하고 만다. 결국 공자는 만년에 고국 노나라로 다시 돌아왔다. 이미 뛰어 났던 제자들은 모두 세상을 달리했거나 문하를 떠났다. 공자는 어려운 시절을 함께했던 그들을 회고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덕행에는 안연과 민자건 염백우 중궁이 있었고, 언어에는 재아, 자공이 있었으며, 정사에는 염유와 계로가 그리고 문학에는 자유와 자하가 있었다"

그렇다. 덕행, 언어, 정사, 문학의 이 네 가지야말로 공자학당의 중심과목이었던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공자가 제자들 중에서 가장 높이 평가했던 안연이 바로 덕행이라는 과목에서 A+를 받았음을 알 수 있고 안연이 이 과목에서 우수했기 때문에 공자로부터 유일한 학자로 인정받을 수 있었음을 알 수 있다.(노나라 애공이 제자 중에 누가 배우기를 좋아하느냐고 물었을 때 공자는 안회가 배우기를 좋아했는데 지금은 죽고 없으며 그 뒤로는 배우기를 좋아하는 자가 없다고 대답한 적이 있다.) 결국 공자가 가르치고자 했던 것은 덕성에 집중되어 있었으며 그 덕성은 바로 '인(仁)'이라는 인간 본유의 심성을 밝혀내는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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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주차 수업내용입니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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