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재 전경원과 함께 고전시가를 통해 여는 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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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전경원 
Subject >>  
 돈 대신에 소상강(瀟湘江)구경
허목에게는 조실부모한 조카 한사람이 있었다. 아버지는 작은 고을의 목민관을 지냈는데 아들이 잡기와 술을 좋아해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그만 가산을 몽땅 탕진하고 말았다. 그런데 어느덧 아버지 제삿날이 다가오는데 수중에는 돈 한푼이 없었다. 집안에 있던 쓸만한 물건은 모두 내다 팔아버려 남은 것이라고는 없었다. "후유 이 노릇을 어쩐다냐?" 하며 혼자 탄식을 하였다. 평생 불효만 하던 이 자식 돌아가신 후 아버님 제사상에 고작 냉수 한 그릇밖에 올려놓을 게 없게 되었으니 하며 탄식을 하는 수밖에.... 땅이 꺼지게 한숨만 내 쉬는 꼴을 보고 있던 친구들이 보다 못해 이렇게 귀뜸을 해 주었다.
"여보게 너무 걱정 말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지 않나" 하면서 하는 말이
"자네 삼촌이 삼척 원님이 아니신가?" "그야 그렇지. 그런데?" "이런 멍충이 그런데 라니… 거기 가서 네 딱한 사정을 얘기해 보라고! 그러면 명색이 삼촌인데 조카인 자네가 돌아가신 아버님 제사상을 차릴 수 없다고 하면 돈 200백 냥쯤이야 어떻게 마련해주지 않겠는가 말이다" 이 말에 조카는 귀가 번쩍 띄었다. 그리고는 "맞다 맞아 암 맞고, 말고 우리 삼촌이 그깟 제사 비용쯤이야 안 주시려고?" 하면서 친구에게 연신 고맙다고 하였다.
"그럼 남부럽지 않게 제사를 지낼 수 있을 걸세."
"그래, 좋은 방책을 알려줘서 정말 고맙네. 지금 당장 삼촌한테 다녀오겠네."
조카는 그 길로 삼척으로 삼촌을 찾아갔다.
"작은 아버지 저 왔습니다. 그동안 평안하셨습니까?"
허목은 연락도 없이 불쑥 나타난 조카를 보고 깜짝 놀랐다.
"어, 네가 여기까지 웬 일이냐?" 좋지 않은 행실로 소문이 나 있는 조카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네, 작은 아버지도 뵙고 싶구요, 또 긴히 부탁드릴 말씀도 있고 해서 이렇게 왔습니다." "그래, 부탁이란 게 뭔고?" 조카는 계면쩍은 듯 한번 씩 웃고 나서 말했다.
"아시다시피 제가 집안의 재산을 탕진하고 보니까, 아버지 제사가 코앞인데 빈털터리지 뭡니까? 제사는 지내야 하는데, 아무리 머리를 싸매고 궁리해도 방도가 없어서 찾아뵈었습니다." 작은 아버지께서 돈 이백 냥만 좀 주시면 그럭저럭 제사를 지낼 것 같아서요."
말을 다 듣고 나서 허목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옳은 말이다. 작은 아버지가 되어 가지고 줄만하면 줘야지. 그런데 나는 네 눈으로 봤듯이 나랏일 봐주고 그저 먹고 입을 뿐이다.
어찌 돈 이백 냥을 모아 놓을 수가 있겠느냐? 이백 냥은커녕 이십 냥도 없구나." 그 말에 마음이 상한 조카는 쌩하니 찬바람을 일으키며 그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그럼 전 돌아가렵니다."
"이 녀석아, 모처럼 작은 애비 집에 왔다가 하룻저녁도 안자고 그냥 간단 말이냐?"
"에이, 그냥 갈 랍니다!"
실망한 조카는 작은 아버지네 집에 머물러 있고 싶지가 않았다.
원님 정도 되면 아버지도 없는 불쌍한 조카에게 그 정도는 챙겨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친구들의 말을 믿고 잔뜩 기대를 걸고 찾아 왔는데, 빈손으로 돌아가게 생겼으니
심통이 났던 것이다.
"저 녀석의 고집으로 봐서 간다고 했으면 훨훨 털고 그냥 털고 돌아갈 놈인데…
어떻게든 제사는 지내게 해 줘야 할 텐데…"
허목은 다시 조카에게 말했다. "얘야, 사정이 아무리 딱하다고 조카에게 나랏돈 이백 냥을 주면 그 죄가 크지 않겠느냐? 그러니까 그렇게는 못하겠고 생각해보자. 내가 돈은 줄 수 없지만 소상강(瀟湘江)이나 구경시켜 줄 테니 좋은 구경이나 하고 가거라." 그 말에 조카가 어림없는 말 말라는 듯 픽 웃으며 말했다. "에이, 작은아버지도 소상강(瀟湘江:중국 운남성(雲南省) 곡정현(曲井縣) 남쪽에 있는 강으로 일명 "교하(交河)"라고도 함) 이라면 중국에 있는 강 아니에요?" "맞다 그렇지." "아, 여기서 중국이 몇천리가 될 텐데 오늘밤에 거길 가요? 작은 아버지가 놀리시네요." "허, 몇 천리든몇 만리라도 작은애비가 구경시켜 줄 만 하니까 시켜 준 대지!" 조카는 믿어지지 않았지만 못이기는 척하고 미적거렸다. 하룻밤 빨리 간다고 무슨 뾰족한 수가생기는 것도 아닐 테니까 작은 아버지의 제안에 따르기로 했다.
"그럼 그럴까요?"
조카는 돌아가려던 마음을 바꾸었다. 두 사람은 저녁을 먹은 뒤에 동헌 마당으로 나갔다.
모퉁이에 커다란 돌이 하나 놓여 있었다. 허목이 조카에게 단단히 주의를 주었다. "너, 이 돌 위에 올라앉아서 눈 딱 감고 있거라. 내가 풍백을 불러서 너도 가고 나도 갈 텐 데,절대로 눈을 뜨면 안 된다. 눈을 뜨면 비사주석이 날려서 눈을 상하고 만단다. 알았느냐?"
"네, 걱정 마세요, 작은 아버지."
조카는 눈을 질끈 감고 돌 위에 앉아 있었다.
허목이 풍백을 불러서 술법으로 가는데, 얼마만큼 가니까 비사주석이 날려서 귓부리로 모래와 먼지들이 날아드는 소리가 '핑핑핑핑!' 들려 왔다. 한참 후에 허목이 조카에게 말했다.
"됐다! 이제 눈을 떠라. 여기가 소상강이다. 저기 저 강변에 푸르스름하게 보이는 것은 아황 여영이다. 창오산에서 순 임금 순절한데를 찾아가려다가 하우씨가 배로 건너 주는 사람은 사형시킨다니까, 안 건너줘 피눈물을 뿌렸단다. 얘야, 여기 왔었다는 기념으로 이 잔돌이나 몇 개 네 옷 앞섶에다 집어넣어 둬라." 조카가 손사래를 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작은 아버지두, 쓸데없는 돌멩이는 왜 가져가라십니까? 그거 괜히 무겁기만 해서 옷이 찢어지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러세요?"
허목은 자꾸만 다시 권하였다. "그래도 그러는 게 아니야. 머나먼 수천 리를 날아왔으니 기념이 되지않겠느냐? 기념이니까 그거 좀 많이 주워 가지고 가라니까!"
"에이, 무겁고 싫어요."
집안의 가산을 노름하는데 다 써버리고 나니까 옷 찢어지는게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었다.
"정 그러면 딱 두개만 가지고 갈 랍니다."
조카는 겨우 누에고치 만한 것 두 개를 앞섶에 집어넣었다. 허목은 다시 풍백을 불러서 조카와 함께 삼척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밤참을 먹여 잘 재웠다. 그 이튿날 아침에 조카가 떠나겠다고 나섰다. "작은 아버지,이제 그만 가볼 랍니다." "그래, 잘 가거라." 허목은 돈 삼십 전을 조카의 손에 쥐어 주었다." "가다가 시장하거든 뭐라도 사 먹거라." "네, 안녕히 계세요." 조카가 돌아오자, 집에서 기다리고 있던 친구들이 물었다. "허허, 돈 대신 작은 아버지랑 소상강 구경만 하고 왔어." 그 말에 친구들이 핀잔을 주며 말했다. "예끼, 미친놈! 소상강이 여기서 어디라고하룻밤 새에 소상강을 갔다 와? 중국에 있는 강인데?" 그 말에 조카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내가 미친 놈이라구? 아니라니까! 작은 아버지가 소상강을 구경시켜 준다고 그러셔서 바윗돌에 올라앉았더니 풍백을 불러서 갔었다니까! 참 놀라운 조화였어. 바람을 가르고 쏴아~ 하고 한참 날아가더니만 작은 아버지가 그러시지 않아? 여기가 바로 소상강이라고 말이야. 여기가 바로 아황 여영이 피눈물을 뿌린 그 대숲이라는 거야. 작은 아버지가 여기까지 온 기념으로 잔돌이나 몇 개 앞섶에 넣어가라고 하셨어. 옷이 찢어질까 겁나서 딱 두개만 주워 가지고 왔으니 자, 다들 보게나! 이게 소상강 잔 돌이라네"
"어디 좀 보세."한 친구가 돌을 보더니 화들짝 놀라면서 소리쳤다. "이크, 여보게! 이건 금덩어리 아닌가?" 조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라고? 금덩어리?" "그래, 자네 작은 아버지가 돈 이백 냥 안 주신 대신에 이걸 주신 게로구먼. 어서 가지고 가서 금방에 가서 팔아. 그 돈으로 제사를 지내면 되겠네 그려." 조카는 당장 돌 두개를 가지고 금방에 갔다. 금방에서 돌 두개를 이백 냥에 팔았다.
"아이구! 이런 바보가 어디 있나? 작은 아버지가 많이 가져가라고 하실 때 그 말씀을 들을걸! 그럼 빚도 다 갚고 제사도 풍성히 잘 지내고 살림도 넉넉해졌을 텐데… 작은 아버지 말씀을 안 들은 내가 지지리도 복 없는 놈이로구나!" 조카는 이렇게 말하며 크게 통곡했다고 한다.
                                                                    (출처 : 양천허씨 홈페이지www.he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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