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재 전경원과 함께 고전시가를 통해 여는 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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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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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농에 갇힌 강원감사
조선 성종 때 원성(原城)에 이름난 기생 한 명이 있었다. 임금의 심부름으로 원성을 내려간 관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그 기생에게 매혹되었다.
한 대관이 임금 앞에서 그 기생에게 매혹된 관원들을 탄핵하자, 성종 임금이 말했다.
“여색을 좋아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니, 쉽게 말할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을 못 참으면 무슨 일을 해낼 수 있겠습니까?”
그 대관은 끝까지 고집을 부려 탄핵하였다. 뒤에 성종 임금이 특별히 그 대관을 강원감사에게 제수하자, 그 사람은 부임하여 방기(房妓)를 모두 내쫓았다. 그러자 성종 임금은 몰래 원성목사에게 유시하여 여색으로 시험해보게 하였다. 원성목사가 가만히 그 기생을 불러서 이야기를 꺼냈다.
“지금 상감의 지시가 계시니, 너는 그 감사를 속일 수 있겠느냐?”
“그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를 이불장 속에 넣어오겠나이다.”
그리고는 어느 날 그 기생은 일부러 말〔馬〕을 감영 안에 풀어놓아 뜰에 있는 국화를 다 뜯어 먹게 만들었다. 감사가 노하여 말 주인을 찾으니, 기생은 과부의 모습으로 가장하고 감영에 들어가서 하소연하였다.
“집에 남정네가 없어서 그만 말을 놓쳐 국화를 상하게 하였으니, 그 죄 만 번 죽어 마땅하옵니다.”
감사가 그녀를 흘끗보니, 나이는 스무 살쯤 되어 보이고 새하얀 소복을 입었는데, 화장을 하지 않았는데도 자질이 뛰어나게 아름다워 곱기가 마치 꽃과 같았다. 그래서 감사는 그녀를 차마 죄주지 못하고 특별히 놓아 보냈다.
그리고 밤에 가서 감사는 심부름하는 배동(陪童)에게 물었다.
“아까 말을 놓친 여자는 어떤 사람인고?”
“바로 쇤네의 누이옵니다. 일찍이 남편을 잃고 영문(營門) 근처에 혼자 살고 있사옵니다.”
감사는 이 말을 듣고 그녀를 은근히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뒷날 저녁에 배동이 넌지시 말하였다.
“쇤네의 누이가 사또께서 용서해 주신 은혜에 감격하여 집에서 심은 배 한 접시를 가져와 드리고 싶은데, 차마 그러지 못한다고 하옵니다.”
감사는 고맙게 생각하고 친히 가지고 오게 하였다. 그녀가 친히 가지고 오자, 감사는 그녀를 자리로 올라오게 하였다. 이때 밤이 깊어가자 배동은 합문(閤門)밖에 엎드려 코를 골며 자는 자는 체했다. 그러자 감사는 그녀의 손을 끌어 당겨 가까이 앉혔다. 그러자 그녀는 부끄러움과 두려움으로 떠는 체하며 다가앉았다.
“쇤네는 창녀가 아니므로 감히 명령을 따를 수 없나이다.”
“밤이라 알 사람이 없단다.”
감사는 참지 못하고 드디어 그녀를 껴안았다. 그리하여 이 뒤로는 그녀가 밤이면 들어가고 새벽이면 나오곤하여 정이 점점 쌓여만 갔다.
하루는 그녀가 감사에게 간청하듯 말했다.
“사또께서 참으로 저를 사랑하신다면 제 집이 바로 홍살문밖에 있으니 꼭 한 번 오셔서 변치않는 깊은 정을 보여주지 않으시렵니까?”
감사는 허락하고 밤에 몰래 가서 옷을 벗고 그녀와 동침을 하였다. 그런데 얼마 후에 대문 밖에서 어떤 자가 큰 소리로 호통을 치는 것이었다.
“내가 네년을 여간 치장해주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네가 나를 배반한단 말이냐? 결코 용서하지 않을 테다.”
일이 이렇게 되자, 감사는 진퇴양난이라 어찌할 바를 몰랐다. 이때 그녀가 말했다.
“저놈은 강포하기 짝이 없으니, 사또께서는 잠시 이불장에 들어가 피신하십시오.”
감사가 반가와서 얼른 이불장으로 들어가고 나자, 그자가 문을 박차고 뛰어들어 거친 목소리로 꾸짖었다.
“저 이불장 속의 옷가지는 모두 내가 해준 것이니, 내가 관가에 고소하여도 도로 빼앗아 가겠다. 그렇게하여 내 반드시 속임을 당한 부끄러움을 씻고야 말 테다.”
그리고는 이내 큰 끈으로 이불장을 묶어서 짊어지고 나가 그 길로 곧장 목사에게 가서 말했다.
“쇤네가 이 여자를 알뜰히 치장해 주었는데, 결국은 이용만 당했습니다. 평소 허비한 것이 모두 이 이불장 속에 들어 있으니, 본관에게 보이고 추심하려 하옵니다.”
목사가 그 이불장을 열게 하였다. 그런데 다만 나체의 한 남자가 들어있을 뿐이었다. 그 남자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푹 엎드렸다.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들여다 보니, 그는 바로 감사였다. 그러자 아전배들이 일제히 소리쳐 고하였다.
“감사나으리가 이불장 속에 들어 있나이다.”
온 부중 사람들도 크게 놀랐고 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입을 가리고 웃어댔다.
                                                                                                     《명엽지해》

* 전경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2-12-16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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