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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시와 그림, 소상팔경(瀟湘八景)』

(전경원 著, 건국대학교 출판부, 만오천원)

소상팔경(瀟湘八景)에 숨겨진 동아시아의 천년 비밀을 풀다.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 등 동아시아 일대에서 지역마다 아름다운 경관을 ‘팔경(八景)’으로 만든 것의 시초가 바로 중국의 소상팔경이었다. 그런데 정작 중국보다는 그것이 결핍되었던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지역마다 팔경(八景) 문화가 유행처럼 번졌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관동팔경, 삼척팔경, 청도팔경, 남해팔경, 군산팔경, 논산팔경, 단양팔경, 강릉팔경 등 각 지역마다 팔경이 없는 곳이 없다. 지금껏 천년 넘는 팔경 문화의 기원이 되었던 소상팔경에 대한 관심은 많았다. 하지만 정작 시와 그림에 담겨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명료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저 이상적인 산수 자연을 그린 것이라고만 언급해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가 책으로 출간되었다.
건국대학교 출판부에서 출간한『동아시아의 시와 그림, 소상팔경』이 그것. 이 책의 저자인 전경원(田京源) 박사는 고전문학 전공자로 중국의 호남성과 호북성 일대 소상팔경 지역을 직접 현지답사를 거쳤다. 중국의 호남대학에서 간행한 도서와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소상팔경의 기원을 고증하였다. 종래 학계에 알려진 바와 같이 소상팔경도의 탄생이 11세기 북송(北宋) 대의 송적(宋迪)에 의해서가 아니라 이미 당나라를 이은 오대십국 시기에 해당하는 10세기에 이미 이영구(李營邱;919-967) 일명 이성(李成)에 의해 소상팔경도(瀟湘八景圖)가 처음 그려졌음을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중국 측의 고문서인『호남통지(湖南通志)』에 수록되어 있음을 고증하였다. 이로써 소상팔경도의 탄생이 종래의 통설보다 한 세기 이상 앞서 있었음을 밝혀냈다. 아울러 소상팔경에 감춰진 서사적 의미를 복원하는 성과를 거뒀다. 고려와 조선조에 걸쳐 많은 사대부 문인들의 600여 수에 가까운 엄청난 분량의 한시(漢詩)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고, 시조와 가사, 판소리 등에 나타나는 소상팔경의 기록을 정리한 결과물이다. 화중유시(畵中有詩;그림 속에 시가 있다.), 시중유화(詩中有畵;시 속에 그림이 있다.), 시화일치(詩畵一致;시와 그림은 하나이다.)라는 우리 고유의 전통 시론(詩論)에 입각하여 소상팔경에 담겨있는 서사적 의미를 스토리텔링 기법에 따라 분석했다.
그 결과, 산시청람(山市晴嵐)에는 자연(自然)과 문명(文明)이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살고자 했던 선인들의 미의식이 내포되어 있고, 연사모종(煙寺暮鐘)에는 현실에 매몰되지 않고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구도(求道)의 자세를 지향하는 의식이 표출되고 있음을 밝혔다. 또 소상야우(瀟湘夜雨)를 통해서는 자아와 세계의 대결에서 세계의 횡포에 휘둘린 자아를 위로하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며, 원포귀범(遠浦歸帆)에는 현실에서의 대립과 갈등을 벗어나 태초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모체 내부로 회귀하고자 했던 선인들의 의식이 투영되어 있음을 밝혀냈다. 평사낙안(平沙落?)을 통해서는 나아갈 것인가 물러설 것인가에 대한 진퇴(進退)의 문제를 다루고 있음을 밝혔고, 동정추월(洞庭秋月)을 통해서는 한 사람의 일생에서 최고 정점에 도달한 상태의 만족감을 표출하고 있다고 서술했다. 아울러 어촌낙조(漁村落照)를 통해서는 순리대로 살아가면서 세상과 적당한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노후의 형상을 제시했으며, 마지막으로 강천모설(江天暮雪)에서는 세상사에 초탈한 달관과 흥취의 경지를 제시하고 있다고 했다.
저자는 책이 발간되기까지 7년에 걸친 번역 작업이 가장 어렵고 지루한 과정이었다고 했다. 학계에서는 이 책이 간행됨으로써 한?중?일 동아시아 삼국에서 팔경문화에 대한 연구를 선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이다. 저자는 한국학중앙연구원(舊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청계서당과 국사편찬위원회 국내사료(國內史料)과정 초서(草書) 전공 과정을 국비로 수료했고, 동양고전국역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사단법인 전통문화연구회의 상임연구위원으로 근무하면서 한문 해독능력을 꾸준히 연마했다. 대학에서 한문 관련 과목을 강의했으며, 현재는 고전국역사업을 주도하는 민족문화추진회 국역연수원부에서 공부하고 있다. 현재 양정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전경원 박사는 앞으로는 동아시아 문화원형에 해당하는 시와 그림에 담긴 서사적 맥락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 소상팔경(瀟湘八景)이란?

소상팔경(瀟湘八景)은 중국(中國) 호남성(湖南省) 동정호(洞庭湖) 남쪽 소강(瀟江)과 상강(湘江)이 합류하는 부근의 여덟 가지 빼어난 경관이다. 아지랑이에 싸여 있는 산시(山市)를 그린 산시청람(山市晴嵐), 아득하게 연무(煙霧)에 잠긴 채 산사(山寺)에서 울리는 저녁 종소리를 그린 연사모종(煙寺暮鐘), 소상강(瀟湘江)에 밤비 내리는 장면을 그린 소상야우(瀟湘夜雨), 먼 포구로 돌아가는 돛단배와 강안(江岸)의 풍경을 그린 원포귀범(遠浦歸帆), 평평한 모래밭에 기러기들이 줄지어 내려앉는 장면을 그린 평사낙안(平沙落?), 가을날 동정호(洞庭湖) 수면을 비추고 있는 보름달의 형상을 그린 동정추월(洞庭秋月), 저녁놀이 붉게 물든 어촌의 풍경을 그린 어촌낙조(漁村落照), 하얗게 내린 눈이 온 강과 산을 뒤덮고 있는 형상을 그린 강천모설(江天暮雪) 등이다.

<국립진주박물관 소장본 소상팔경도>
<그림 1> 산시청람도(山市晴嵐圖) <그림 2> 연사모종도(煙寺暮鐘圖)
<그림 3> 소상야우도(瀟湘夜雨圖) <그림 4> 원포귀범도(遠浦歸帆圖)
<그림 5> 평사낙안도(平沙落?圖) <그림 6> 동정추월도(洞庭秋月圖)
<그림 7> 어촌낙조도(漁村落照圖) <그림 8> 강천모설도(江天暮雪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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