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전경원입니다. 저는 고전문학 가운데서도 고전시가(古典詩歌)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제가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영역은 시(詩)의 본원적 의미와 기능에 관한 것입니다. 이제는 오랜 시간 속에 묻혀서 모두 사라져버린, 그래서 어디에서도 그 흔적을 찾아보기 힘든 시 본래의 모습을 복원해 보고자 하는 생각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흔히 "시는 뜻을 말한다.(詩言志)"고들 합니다. 무슨 뜻일까요? 그리고 시를 아는 사람은 "온유돈후(溫柔敦厚)"하다고들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성정(性情)이 부드러워진다고들 하더군요. 이런 말들이 도대체 무얼 의미하는지 궁금하던 차에 근래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시경강의(詩經講義)를 공부하면서 문득 작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공부하면서 내내 다산이 복원하고자 했었던 시(詩)의 본모습은 과연 어떠했을까를 두고 한참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얼마전 신문지상으로 중국의 국가주석인 장쩌민 주석이 외교 관계에서 자주 시를 인용하여 읊음으로써 뜻을 전달하는 모습을 보며 시가 뜻을 말한다는 의미와 시가 성정의 도야에 큰 역할을 한다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작은 단서를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시대에 시(詩)는 이미 삶의 중심에서 밀려나 버린 지 오래입니다. 시는 이제 소수의 문인(文人)들과 그들의 작품을 옹호하는 일부의 독자들에게 국한된 영역으로 왜소해져 버린 지 오래입니다. 이제는 누구도 시를 통해 세상사를 말하지 않습니다

시의 혁명을 꿈꾸는 것이 자칫 무모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엄청난 양의 물은 결국 자신의 길을 찾아 흘러가듯 언젠가는 시도 세상에서 통용될 수밖에 없는, 그래서 누구나 시를 통해 자신의 뜻을 거칠지 않고 부드럽게 말할 수 있는 시대가 오기를 꿈꾸며 이 사이트를 가꾸어 보고자 합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언젠가 머지않아 그 시끌벅적한 우리나라 정당의 대변인들도 논평을 내면서 서로에게 으르렁대는 성난 목소리를 거두고, 시(詩)를 통해 온화한 목소리로 상대를 풍자 하고, 성내거나 기뻐하고 원망하거나 슬퍼하고 책망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시의 혁명을 꿈꾸며, 참된 의미의 혁명을 기대하며...